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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트 Mar 31. 2018

평범함

평범하다 :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주제의 대화에서 종종 이런 얘길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간만 갔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정말 평범하길 바라서 이런 말은 하는 것일까? 아니면 평범함이란 말속에 자신의 욕심을 숨기는 것일까? 혹은 평범함의 기준을 모를 정도로 세상의 변화에 단절된 것일까?

 평범을 원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곱씹어 보면서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평범함을 바라면서 실상은 우수함을 바란다.
 자녀가 평범하게 컸으면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을 가길 원한다. 수능에서 평범한 등급은 5등급인데 말이다. 평범한 직장이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실상 지원하는 곳은 경쟁률이 최소 수십 대 일의 직장이다.  
  평범함의 기준은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 이전에 평범했던 것이 지금은 우수하거나 가치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평범함의 기준을 그 시대에 따라 옮기지 않고 그저 자신의 생각 속의 평범함을 고정해두는 경향도 있다. 할아버지 세대에는 확대가족이 평범했고, 어머니 세대에는 핵가족이 평범했다. 지금의 세대는 미혼이 평범하다. 평범한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 더 이상 평범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평범하게 좋은 성적을 거둬서, 평범하게 좋은 대학을 가서, 평범하게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평범하게 좋은 배우자를 만나, 평범하게 좋은 가정을 만들어, 평범하게 잘난 자녀를 낳고, 평범하게 잘난 노후 생활을 바란다면 이 모든 인생의 과정이 정말 평범한 건지 의문스럽다.

 자신에게 혹은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 평범함을 요구하기 전에 정말 평범함을 바라는지 한번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이미 평범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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