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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Jan 27. 2024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비결

홋타 슈고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 책 리뷰








1.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운 세상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그의 저서 "포노 사이엔스"를 통해 스마트폰을 마치 몸의 일부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신세대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는 디지털 기기에 밀착된 신인류의 모습을 나쁜 것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부작용의 이면을 보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포노 사피엔스" 출간 이후 벌써 5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디지털 세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만, 체감하는 디지털 부작용은 오히려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저는 "포노 사피엔스"의 영향으로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스마트폰을 최신 기종으로 사주고 마음껏 쓰도록 허용했습니다. 부모는 종일 스마트폰을 잡고 있는데 아이들만 제한을 한다는 게 불합리하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 어차피 변한 세상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심지어 물을 뜰 때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불편하게 한 손으로 물을 틀고 컵을 들고 다시 내려놓고 물을 끄는 희한한 행동을 하곤 합니다.


저의 모습만 봐도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으로 숏폼의 짧은 영상을 보느라 시간을 허비합니다. 동영상이 길면 끝까지 시청하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드라마도 요약본으로 보지 않으면 느린 전개에 답답함을 느끼곤 합니다. 이런 형국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서하는 시간도 줄어들었습니다. 기껏 책을 읽으려고 자세를 잡았다가도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면 스마트폰을 집어 들게 됩니다. 아마 이런 모습이 저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홋타 슈고의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는 집중력의 활용 여부와 충실한 삶을 연결해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집중력 높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면 삶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고, 더 나아가 행복한 삶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메이지 대학교 법학부 교수이자 언어학 박사인 저자가 정리한 이 책은 심리학적 탐구를 기본으로 다양한 심리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주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2. 집중력 높은 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비결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는 우리가 왜 오늘 하루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검색에 의존하는 태도와 도파민 중독의 문제는 물론 동시에 이것저것 하는 멀티태스킹의 문제,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의 문제 등을 지적합니다. 특히 도파민 중독 문제는 최근에 아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숏폼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문제로 괴로워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이 최우선이지만 정작 문제만 늘어놓고 해결책은 추상적인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상당히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집중하기 위해 먼저 준비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불안감을 부추기는 알고리즘에 대해 이해할 것과 이런 불안감을 글로 적어 냉정함을 찾을 것, 긍정적인 말을 의식적으로 사용할 것,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과 멀어질 것, 불필요한 정보 수집에 매몰되지 말 것 등이 그 방안입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나면 실제로 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5단계의 비결을 알려줍니다. 잘 알려진 긴급도와 중요도 매트릭스 분류 도표를 활용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을 제거할 것과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놓치지 말 것을 조언합니다. 할 일을 결정할 때에 있어 중요한 원칙 즉, 미래지향적으로 과거나 문제보다는 미래와 기회에 초점을 맞춰 결정하는 방법을 강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생각해 최대한 시간을 아끼는 쪽으로 선택을 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도록 하며 행복해지는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씩 비결을 읽다 보면 사실 너무 당연하고 익숙한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책의 유용함은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조언을 만나는 것보다는 알고는 있지만 정리되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구조화하고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개념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할 때 더 행복을 느끼고 동기부여가 잘 된다는 것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막상 무언가 선택을 할 때 이런 기준을 떠올리고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점검하고 나면 집중력을 높이는 5가지 습관에 대해 조언해 줍니다.






3. 행복을 쌓아가는 만족자의 삶

이 책에서 조언해 주는 습관의 기술, 새로운 선택의 기술, 매몰비용에 집착하지 않는 기술, 억지 동기부여를 피하는 기술, 스스로 할 일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기술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의 영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 삶에 만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기 삶에 충실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만족감이 가장 높고 행복을 느끼기 쉽다는 사실이 우리가 집중력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하겠습니다.


책의 말미에 소개하고 있는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조건"은 짧은 내용이지만 그동안 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신선했습니다. 인생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모으고 선택지를 나열한 다음 비교 검토하는 단계까지 거쳐서 결정을 하는 태도가 선택의 만족도와 행복도를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설명이 의외였습니다. 차라리 내가 원하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고 이 정도면 충분히 좋다는 생각이 들 때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심리학적으로 만족도가 훨씬 높다는 설명까지 읽고는 납득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사람을 극대화자, 어지간히 조건이 충족되면 빠르게 결정하는 사람을 만족자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어 단어를 한글로 옮기면서 뭔가 딱 적당한 단어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만족자"라는 표현이 좀 어색하기는 합니다. 극대화자가 노력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말 그대로 자신의 판단에 만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만족자들은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고 절대적인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 정도면 적당하고 만족스럽다'라고 생각해 행복도가 높아집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보니 결국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지만 행복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지 않고 자족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정말 쉽지 않은 것이 하루하루 충실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면서도 성공이나 만족의 기준이 높지 않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더 큰 무언가를 얻으려는 욕심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지금 이 순간에 집중력을 최고로 높여 최선을 다하면서 몰입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족하는 삶이 바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파민 중독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분들이나 늘 여러 가지 생각으로 분주하기만 하고 결과가 없어 힘든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를 읽어보시면서 차분하게 정리를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도움이 될까 검토하고 고민하시기보다 책의 내용 중에 일부라도 좀 더 충실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만족한다는 태도로 일단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우선 읽고 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만족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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