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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갑용 Jun 04. 2019

학습의 과정과 결과를 종합한 평가

진단평가-형성평가-총괄평가는 상호보완적이다

과정 중심 평가와 총괄 평가


  많은 선생님들은 과정 중심 평가와 총괄평가를 상반된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총괄평가 대신에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총괄평가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했다. 과거 총괄평가는 일제 방식으로 실시되는 학습 결과에 대한 평가로써 평가 결과를 점수화하여 서열화하고 등급화 하는 것에 초점이 있었다. 이러한 평가는 암기식, 주입식 수업을 조장한다고 받아들여 일제 방식의 평가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던 것이다.


  몇 개 시도교육청에서 일제 평가를 폐지한다고 하면서 이것이 마치 총괄평가 의미로 실시되던 지필평가를 배제한다는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현장의 교사들은 과정 중심 평가를 실천하라고 주문하고, 일제고사는 폐지한다고 하니 지필고사를 폐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그리고 과정 중심 평가를 해야 하는데 지필평가를 본다는 것은 교사의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는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총괄평가를 활용하는 방법이 문제였던 것이지, 총괄평가 그 자체가 교육에 있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한 나머지 총괄평가의 가치를 소홀히 생각한 경향이 있는듯하여 총괄평가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한다는 뜻에서 몇 가지 총괄평가의 의미를 살펴보겠다.


  첫째, 학생의 최종적인 단계에서 학습의 성취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상시적인 평가를 위해서라도 단원이 끝난 후 또는 학기가 끝난 시점에서 최종적이고 종합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점검해 보는 것은 필요하겠다. 과정 중심 평가를 통해 학습에서 배움과 성장을 위한 평가가 이루어졌다면 학습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학습의 결과에 대한 검토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형성평가를 계속적인 평가라고 한다면 총괄평가는 최종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유형의 평가로 학생에 대한 정보를 촘촘히 확보해야 한다. 평가는 시기에 따라 진단평가, 형성평가, 총괄평가으로 나누어지며 각각의 평가는 수집해야 할 정보의 유형이 다르다. 또한 해당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도 학생의 학습지원과 교사의 수업개선에 주는 도움도 다르다. 당연히 시기별로 평가하여 그 결과를 종합한다면 보다 입체적으로 학생을 파악할 수 있으며 학습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유리할 것이다.


  셋째, 교사들의 효율적인 평가 업무 처리를 위해서 총괄평가는 필요하다. 학교 현장에서 총괄평가를 배제하고 형성평가(과정 중심 평가)만으로 평가를 하려는 것은 평가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도 못 할 뿐 아니라 효율적인 평가가 되지 못해 교사의 업무를 가중시킨다.  총괄평가는 논술형 또는 서술형, 보고서 발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가 가능하며, 학생이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역량(기능) 평가도 가능하다. 학습 중에 이루어지는 형성평가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매 시간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질적으로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다. 수업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소모한다면 이보다는 시간 소모가 적은 평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더욱이 학습결과에 대한 성취도를 파악하는 것이라면 단원이나 학기를 마치고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평가 업무처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의 평가는 결과만을 일제식으로 진행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었으며,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소홀히 하지 말자는 강조점으로 받아들여야 맞을 것이다.


  넷째, 총괄평가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관성 측면에서 지도교사에 의한 비형식적 평가로 실시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수업은 평가로 시작해서 평가로 끝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평가는 수업의 전 과정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수업과 별도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관성 강화를 위해 수업을 했던 교사가 문항을 출제하고 평가를 해야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학습의 내용에 대한 성취 정도를 확인하는 평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총괄평가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일제식 평가가 아닌 교사별(학급별) 평가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진단평가-형성평가-총괄평가는 상호보완적    


  정리하면 평가는 시기에 따라 진단, 형성, 총괄평가 있으며 각 평가의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 학습자의 학습 실태를 파악하고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유형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한다. 형성평가로 볼 수 있는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한다 하여 다른 형태의 평가를 배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특별히 일제고사 폐지와 함께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면서 마치 총괄평가와 같은 결과 중심의 평가가 불필요한 것으로 이해되서는 곤란하다. 학습의 과정과 함께 그 결과도 평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진단평가는 학습자의 출발점을 행동을 평가로써 학습상의 구체적인 오류를 찾아내기 위해 실시한다. 형성평가는 학습 도중에 학생의 이해 정도와 기능의 숙달 정도, 학습방법의 개선을 위하여 실시되는 평가로써 수업의 변화와 개선을 위한 것이다. 총괄평가는 일반적으로 학년 교육과정이나 단원이 끝날 때 실시하며, 학생의 등급을 매기고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성취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진단평가, 형성평가, 총괄평가가 모두 실시되어야 한다. 이들 평가 유형들은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이다.


evaluation과 assessment의 의미 구분    


  ‘평가’에 대한 대표적인 영어 표현으로 ‘evaluation’과 ‘assessment’가 혼용되고 있다. 이로 인한 개념 혼돈이 있다.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교육학 사전에서는 Assessment를 ‘사정(査定), 총평(總評)’등으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평가’라고 부른다. Assessment에 대한 정의가 세계적으로 통일된 바는 없지만 미국 듀크 대학과 카네기멜론 대학 교육학부에서 assessment(형성평가)는 학습자의 학습과 발달을 돕기 위해 시행된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학습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여 학습목표 도달을 위해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학습 향상을 위한 진단의 기능이 강조하고 있다.

  이와 달리 evaluation(총괄평가)는 학습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판단하는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로 결과 활용에 있어 선발, 자격인정, 책무성을 밝히는 목적으로 하는 학습 성과의 확인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전통적인 학교평가는 시험을 통한 ‘evaluation’에 치중되어 있었다. 그래서 과정 중심 평가를 화두로 던지며 총괄평가보다 형성평가를, 결과보다는 과정의 평가인 ‘assessment’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과정 중심의 평가를 강조한다는 것이 기존의 결과에 대한 평가를 배제하는 뉘앙스를 준 것이다. 그래서 지필평가를 일제고사와 동일시하고 이를 폐지하면서 총괄평가를 폐지한다는 오해를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평가의 두 형태는 한 가지를 선택하고 한 가지는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다. 형성평가와 총괄평가를 병행하여 학생의 학습 상황과 성장을 상시적으로 다각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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