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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희윤 Nov 19. 2022

일기승전결04 : 탭댄스 좀 추시네요

헛발질입니다만

탭댄스와 헛발질은 종이 한 장 차이


패션업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창업자로서, 부단히 발버둥쳐서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배운 사람으로서,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습니다. 



수십 개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주말마다 소위 ‘핫플’을 관찰하고, 서점에서 철학서와 전략서를 뒤적입니다. 그렇게 지난 일 년을 살아온 것 같아요. 하루에 15시간을 일하고, 매주 15km 정도 달리고, 이렇게 잠을 줄여서 쪽글도 쓰곤 합니다. 덕분에 많이 발전했는데, 어디서 어디까지 얼만큼 온 걸까요?



가끔은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뛰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제자리에서 탭댄스를 신나게 춘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맙소사, 즐거운 댄서가 목표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달리기 시작할 땐 역부족이라는 위기감만 있었을 뿐, 자신이 뭘 원하고 잘 할 수 있는지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방향성과 전략이 없었죠. 좋은 인풋과 최대한의 노력만 때려넣으면 다 될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어요. 



부모, 지능, 외모, 성격, 환경 등 인생의 8할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있다고 합니다. 그건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죠. 그런 운명을 바꿔보겠다고 다들 죽을만큼 노력을 합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죠. 앞으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그러니까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뛰려고 해요. 탭댄스는 멋있지만, 결과물이 없으면 헛발질일 뿐이잖아요. 




기_승전결

개인적인 기록도 타인에게 흥미로울 수 있길 바라며, 기승전결이 있는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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