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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Jan 20. 2020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

2018년에 출간된 역사학자 애덤투즈가 쓴 2008년 금융위기 관련 책 <붕괴>는 방대한 두께만큼 많은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다. 

현대 경제사 연구 분야의 손꼽히는 학자로 평가받는 애덤 투즈는 세계 사상가 100인에 선정된 역사학 교수이다. 애덤 투즈는 <붕괴>를 통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금융위기 직후 일어난 일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이 사건이 현재 우리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을 알려준다. 2008년 금융위기는 피상적으로 드러나는 현상과 단서들로만 그 원인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저자는 당시 금융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째, 금융권에서 발생한 위기를 더 넓은 범위의 정치적, 지정학적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둘째, 그 내부 사정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를 주로 미국만이 겪은 사건으로 보는 관점이 널리 퍼져있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조금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사건의 발단과 책임소재가 미국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그 후유증을 미국에만 국한하는 관점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으며 그 경제적, 역사적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와 무관하지 않으며 금융위기는 또한 2012년까지 북대서양 지역을 벗어나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900쪽에 가까운 두께만큼 방대한 주제들을 남고 있다.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북미-유럽 중심의 금융 문제, 유로존 및 긴급 구제금융, 경기부양책, 동유럽 문제, 그리스, G-20, 우크라이나, 트럼프까지. 금융위기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배경들을 꼼꼼하게 정리해준다. 금융위기의 정치적, 지정학적 배경을 묘사할 뿐 아니라 위기가 생겨나게 된 내부적인 사정까지 속속들이 설명하려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내용들이 많다. 특히 금융 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나같은 사람들한테는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내 욕망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군데군데 알고 있던 지식들을 연결하고 통합해서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 분명하다. 


복잡한 시스템, 통제하기 어려운 대중 심리, 수많은 이해관계들이 얽힌 국내외 행위자들, 정치경제적 상황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만들어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고, 안일하게 운영되어 왔던 금융 시스템과 국제 관계들이 금융위기라는 조금은 필연적일 수도 있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위기가 닥친 후 금융개혁이 이루어졌고 국제관계 등에도 새로운 바람이 분 것을 보면 위기는 기회가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이러한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미리미리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치려는 노력일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는 것이 제일 좋은 것처럼 말이다. 

-2008년과 영원히 결부될 위기는 중국의 달러화 매도로 인해 발생한 미국의 국가 부채 위기가 아니라 전적으로 서구 자본주의로부터 비롯된 위기였다. 우선은 서브프라임 대출로 인한 부실 저당 증권으로 월스트리트가 붕괴되었으며 다시 유럽이 그로 인한 위협과 타격을 받았다. 

-금융업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인 대격변 중 상당수가 월스트리트가 아닌 런던에서 일어났다.

-월스트리트와 미국 모기지 사업의 붕괴를 따라 그대로 이어진 사건이 바로 유로존 위기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월스트리트 위기와 유로존 재앙은 서로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위기가 탐욕과 정도 이상의 과도한 대출 등에 의해 은행들의 사업 범위와 대출자들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시작되었다면 유로존 위기는 공공재정과 민족국가의 주권이라는 그야말로 유럽 고유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만성적인 투자 부족 타계를 위해 래리 서머스가 주장한 방식은 새로운 정부 행동주의의 시대다. 공공 투자를 통해 미국의 사회 기반 시설들을 다시 건설하고 그런 과정에서 디트로이트에 의해 제시되었던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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