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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Feb 14. 2020

세계 최고의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14가지 법칙

6년 전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시절, 아파트형 기숙사에 들어갔던 나는 많은 것들을 사야 했다. 생필품부터 시작해서 전기포트, 프라이팬, 두루마리 화장지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모두 필요했다. 집 근처에 있는 슈퍼는 작았고 월마트 같은 곳은 뚜벅이였던 나에게 접근 불가능한 곳이었다. 그래서 매일 온라인 쇼핑을 하던 나에게 아마존 프라임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주문을 하면 정확히 이틀 안에 구매한 물건이 도착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외국은 택배 서비스가 매우 느리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은 그런 생각을 산산조각 냈고 결제부터 배송까지 한국 못지않게 편리하다고 느꼈다. 아마존이라는 기업과 설립자 제프 베조스가 대단하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뿐 아니라 AWS, 아마존 고, 알렉사 스킬 블루프린트 등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아마존이 이렇게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회사를 세웠으며 어떤 철학으로 운영했기에 이러한 조직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스티브 앤더슨은 그의 책 <베조스 레터>에서 제프 베조스의 일과 성공의 14가지 원칙을 설명한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주주들에게 매년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보낸다. 스티븐 앤더슨은 베조스의 편지를 연구하면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장 사이클'과 '14가지 성장원칙'이 존재한다는 걸 밝혀냈다. 지금까지 아마존이 걸었던 모든 행보는 아래 14개 성장원칙에 기반한다. 



1.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 

2. 큰 아이디어에 배팅하라.

3. 역적인 발명과 혁신을 실행하라.

4. 고객에게 집착하라.

5. 장기적 사고를 적용하라.

6. 플라이휠을 이해하라.

7.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라.

8.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라.

9. 기술로 시간을 단축하라.

10. 주인의식을 고취하라.

11. 기업문화를 유지하라.

12. 높은 기준에 집중하라.

13. 중요한 것을 측정하고, 측정한 것을 의심하고, 직감을 신뢰하라.

14. 항상 '데이원'이라고 믿어라.



이 14가지 원칙 중 실패 장려, 고객 중심 사고, 빠른 의사결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실패 장려


제가 하는 일 중 하나는 사람들이 대담해지도록 격려하는 것입니다. 그건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실험은 본질적으로 실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큰 성공은 효과가 없었던 수십 번의 실패를 보상해주지요.

아마존은 이베이와의 경쟁 과정에서 실패를 겪었다. 독특한 경매 물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찰하는 것을 즐긴 이베이와 달리 사람들은 아마존에서 경매 물건에 입찰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고객들은 아마존에서 정가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원했다. 결국 아마존 경매 시스템은 실패했다. 


성장하려면 위험과 실패는 필수다. 베조스는 '성공적인 실패'라는 개념을 신뢰한다. 실패는 무능이나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다. 아마존은 '무능'을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의도적으로 실패를 도입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시도할 때 실패를 예상하고 일부러 예산에 실패 비용까지도 포함시킨다. 실패가 예견되는 일에 미리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둘째, 고객 집착 


저는 아마존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두려움에 떨면서 일어나라고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들을 두려워하라는 말입니다.

아마존 리더십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집착이다. 일반적인 관심을 뛰어넘어 집중하는 것이다. 고객 없이는 어떤 비즈니스도 성공할 수 없다. 너무 많은 회사들이 고객보다 제품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고객이 원하는 것,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나중에야 고려하는 거은 큰 문제다. 제프 베조스는 세 가지 고객 경험 기둥을 1. 낮은 가격, 2. 최상의 선택, 3. 빠르고 편리한 배송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이 얼마나 고객 만족을 중요시하고 '고객'이라는 개념을 폭넓게 생각하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2012년, 한 고객이 영화를 구매했는데 시스템 등의 문제로 스트리밍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음 날, 고객은 아마존으로부터 영화 스트리밍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파악되어 환불을 해주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어떤 공식적인 컴플레인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매우 감동적이고 기업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아마존은 또 책의 저자들도 고객으로 간주한다. 일반적으로 출판업계에서 작가들에게 저작권료를 6개월에 한 번씩 지급하는데 아마존은 이런 관습을 타파하고 매달 저작권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매달 생계를 꾸려야 하는 작가들을 배려한 것이다.


셋째, 빠른 의사결정


아마존 경영진은 의사결정 속도를 계속 높여나가겠습니다. 속도는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신속한 의사결정은 근무환경을 더욱 즐겁게 만듭니다.

제프 베조스는 모든 결정을 똑같이 취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낭비되고 예상치 못한 위협이 증가한다. 결정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유형 1: 큰 결과를 초래하는 결정.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

유형 2: 바꾸거나 되돌릴 수 없는 결정. 


대부분의 실패는 치명적이고 않고 되돌릴 수 있다. 제프 베조스는 대부분의 결정이 실제로는 유형 2 결정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직원들에게 빠르게 결정하도록 권장했다. 또한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들이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리더는 유형 1과 2 결정의 차이를 알고 있고 자기 의견을 말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편 매우 중요한 결정일 경우 6페이지 서술형 검토서를 만들게 해 회의 시간에 모두가 꼼꼼히 읽고 토론한다. 검토서를 모여서 읽는 시간으로 30분을 할애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회의 직전 검토서를 읽으면 토론이 더 활발할뿐더러 집중력도 높아진다. 


제프 베조스가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에는 14가지 성공법칙들이 녹아있다. 그리고 그는 매년 1997년 그가 주주들에게 처음 보냈던 편지도 같이 첨부함으로써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많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체인지그라운드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것이 많다. 특히 고객중심적 사고는 꼭 체화해야 할 부분이다. 얼마 전, 한 미술 전시회에서 인상 깊게 들었던 도슨트의 인터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하고 싶은 말과 관람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 중에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선배가 일침을 날렸다. "그럴 거면 인스타 라이브로 해." 콘텐츠 업계에 종사하고, 대중을 상대로 행사와 모임을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말이 날카롭게 다가왔다. 우리 모두 타인을 돕고 그들을 기쁘게 하는 것에서 삶의 큰 의미를 찾는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곧 상대방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고객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비즈니스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아닌 우리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로 생각한다면 조금 더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체인지 그라운드가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점이다. 모두가 참여하는 정기 회의 때에는 불필요한 내용들을 줄이고 직원 모두가 알아야 하는 핵심적인 안건만 다룬다. 작은 회사다 보니 각 직원들마다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일일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도 작지 않은 업무 관련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런 결정은 신뢰된다. 기획과 콘텐츠 제작 때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지만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직원들이 의사결정을 잘 내리는 리더가 되어야 기업이 성공한다는 베조스의 말처럼 말이다. 


<베조스 레터>는 아마존을 지금의 성공으로 이끈 베조스의 기업 운영 비결이 집약되어 있는 값진 책이다. 일관성 있는 철학으로 20년 넘게 기업을 운영하고 키워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생각이 '올바른' 투자 철학은 아닐 수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경영철학이라고 주장한 제프 베조스의 레터에서 겸손함이 느껴졌다. 아마존의 성공은 비단 우연이 아니었다. 



출처: <베조스 레터>, 스티브 엔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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