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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Mar 09. 2020

번영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부의 탄생>

<부의 탄생>을 읽으면서 4가지가 한 나라의 부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바로 과학적 합리주의, 본시장, 현대적인 동력과 수송 및 통신, 그리고 재산권이다. 책의 말미에서는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렇다면 부자 나라들의 국민들은 행복할까? 라는 질문이다. 번영은 일자리 불안정, 약물 남용, 가족 해체를 초래했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부와 행복 사이의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문제에 대해 이 책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실마리를 던진다. 

1970년 이후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미국인 수는 30%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자들은 모든 사회가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행복과 복지 개념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행복 수준을 예측하는 건 4가지 요소이다. 경제적 지위, 고용, 건강, 가족의 상태이다. 모든 사회에서 사람들은 부를 행복에서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가족과 관련된 요인 중에서 물질적 상태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또한 빈곤이 불행을 낳지만 꼭 그 반대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나라 안에서는 부가 매우 중요하다. 가장 부유한 개인들이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적은 만족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부자들이 불행한 것을 많이 보아왔지만 행복해질 가능성이 가장 큰 것도 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나는 부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도 집안이 크게 부유하진 않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 다 하면서 살아왔다. 그렇다면 미래에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이 던지는 "만인의 소득 증가가 만인의 행복을 보장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조금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바로 상대적인 의미에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습성이 있는 인간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졌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만약 모두의 소득이 증가한다면? 행복은 변화하지 않는다. 저자는 현대인은 일종의 '쾌락의 답차' 위에 있다고 말한다. 부유해질수록 국가는 시민들 사이에 동일한 정도의 만족감을 유지시키기 위해 더욱 많은 양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행복에 중요한 요소는 부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부는 쌓아야 하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비교적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면 꼭 큰 부가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는 이유도 바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면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부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또한 외적 조건은 통제할 수 없고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부를 쌓아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결국 가장 안정적으로 행복한 사람은 타인의 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삶에만 집중하는 사람일 것이다. 


<부의 탄생>은 여러모로 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 책이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부가 어디서 왔으며, 전 세계의 부,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번영이 나라는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역사적, 사회적인 맥락에서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어떻게 부를 바라보고 대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기타 인상 깊었던 핵심 문장

-서방이 세계의 저개발국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하게 유용한 것은 제도적 유산이다. 그것 없이는 어떤 종류의 원조도 낭비가 될 것이다.


-더욱이 오늘날의 데이터는 경제적 차이가 문화적인 것이지 종교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독일의 가톨릭 신자는 독일 신교도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가 남아메리카나 또는 이탈리아의 가톨릭 신자를 닮을 가능성은 훨씬 적다.)


-번영은 민주주의를 낳는 경향이 있지만, 민주주의 자체는 번영에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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