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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라토너 Aug 27. 2019

러너스월드 8월호와 자아성찰

잘 먹고 잘 달리자

러너스월드는 미국에서 발행하는 러너들을 위한 잡지이다. 얼마 전부터는 러너스월드 코리아라고 해서 한글판으로도 발간이 되고 있다. 한국판 통권 14호라고 하니 1년 남짓 넘었겠거니 생각한다. 굳이 주문을 해서 볼 정도의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었는데, 서점의 잡지 코너를 지나다가 마침 눈에 띄어서 한 번 사봤다. 더위를 핑계로 영 달리지 못하고 있으니 달리기 글이라도 읽자는 얄팍한 마음도 있었다.


목차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음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번 호의 테마인 듯하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운동이 2고 식단이 8이라고 할 만큼 먹는 것을 강조하니, 달리기라고 다를 것은 없다. 나는 러너로서 제대로 먹고 있는가? 퇴근 후 달리기를 하고 나면 기름진 음식에 맥주를 기분 좋게 마신다. 당 떨어지면 안 된다며 초콜릿과 카라멜을 어떤 가방에라도 항상 넣고 다닌다. 그러고선 생각한다. '나는 이 정도는 먹어도 괜찮지. 몸무게도 현상 유지되니 안심이네'라고.

이기사, 첫 문장부터 이거 내 얘기예요? 싶다.

'... 쿠키, 도넛, 아이스크림, 비스킷을 항상 담는다. 그런데도 체중은 정상범위다. 매일 달리므로(심지어 많이) 살은 찌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제가 없을까? 아니다.'

심지어 러너가 일반인에 비해 당뇨, 심장 질환 발병률이 높은 이유가 식습관의 차이라고 하니 러너들이 얼마나 자신의 몸에 대해 자만하고 있나 싶다. 건강에 좋지 않은 고칼로리 음식이 단기적으로는 달리기로 나쁜 영향을 상쇄할 수 있지만 수십 년이 지나면 러닝이 더 이상 커버할 수 없다고 한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흰 빵, 쌀 등을 많이 먹으면 심장 혈관에 나쁜 세포, 지방 등이 쌓이는데 이게 오래되면 결국 심장병을 앓게 되는 것이다. '달리면 살이 찌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식사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뿐만이 아니었다. 건강검진 때 폐활량을 측정하는데 폐활량이 안 좋다고 해서 그럴 리가 없다고 몇 번을 더 측정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달리기 하는 게 뭐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생각했던 나 자신 반성합니다. 다행히 나는 요즘 PT를 하면서 운동한 날에는 단백질 위주로 먹으려고 하고, 맥주를 마시는 빈도도 많이 줄였다.


설탕은 중독된다는 말은 참말이다. 이따금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솔트 치즈 폼을 얹은 블랙밀크티는 정말 단짠단짠의 진수를 보여준다. 당 떨어졌을 때 마시는 바닐라라떼는 어찌나 달콤한지. 믹스커피도 종종 마신다. 그것도 물을 종이컵의 절반 정도만 채워서.

다행히도 이 기사에서는 설탕을 그렇게 많이 욕하지는 않았다.(다행인가?) 아예 끊을 수는 없으니 평소 식습관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그래도 정 있는 말을 해줘서 마음이 덜 아팠다. 천연 당분으로 대체하고, 영양소를 섞어서 설탕을 희석시키고, 이왕 먹을 거면 소분해서 먹고, 달리는 등의 활동을 하고, 음식의 본연의 맛을 즐기라는 따뜻한 조언을 해줬다. 하루에 25g 이상의 설탕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스니커즈 초코바 하나에 들은 설탕이 27g이라고 하니까 스니커즈 먹은 날에는 나머지 끼니를 채소로만 먹어도 이미 소용이 없다. 일단 카라멜 부터 끊어보기로 한다. 먹고 있는 고디바만 다 먹으면 초콜릿도 줄여봐야겠다.


이 외에도 건강한 먹거리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있었고, 잘 달리는 러너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달리는지 알려주기도 했다. 뉴저지의 '몽클레어 브레드 컴퍼니'는 정말 환상적인 곳일 것 같다. 달리고 나서 먹는 달콤한 도넛이라니!!(아직 정신 못 차렸네)

달리기 아이템들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소개한 룰루레몬의 '더블 롤러'를 거의 사기 직전까지 갔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조금 더 알아보고 사기로 했다. 집에 있는 폼롤러가 너무 물렁해서 마사지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핑계가 가격을 이기지는 못했다. 블루투스 이어폰도 소개했는데 이어폰은 에어팟이지 하며 흘끗 쳐다볼 뿐이었다.


러닝 잡지답게 러닝화 소개 페이지도 꽤 많은 지면을 차지했는데, 러닝화는 신는 모델만 계속 신는 탓에 관심이 없어서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나이키에서 조이라이드라는 러닝화가 새로 나온 모양이다. 잡지 뒤표지를 비롯해서 기사가 아주 길게 사진도 많이 실려있다. 역시나 관심이 없었는데 카카오톡으로 달린 기록을 인증하면서 미션을 달성하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이건 좀 흥미로워서 가입해뒀다. 달리기로 미션 달성 다 못할 것 같으니 또 오늘의 주사위를 굴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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