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들이 몰려 있어 어디를 가든 평균 이상은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마음에 드는 카페 하나 찾기 어려운 곳도 있다. 후자에서 괜찮은 카페를 발견하면 그 만큼 만족감이 크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면 과한 표현일까? 그런데 이 곳 Coffee Industry - Cafe Champ 는 '오아시스'라는 단어가 과히 무색하지 않다.
약간은 삭막한 오피스 타운 한가운데에 놓여 왠지 이색적으로 보이는 컨테이너 조립 건물에 둥지를 튼 카페다.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모양이다. 깨끗하다. 바깥의 눈부신 햇살 하양과는 다른 서늘히 그늘드린 하얀 톤의 실내가 들어서는 이의 한숨을 돌리게 한다.
잠깐 머물며 커피 한 잔에 더위 식힐 사람을 위한 좌석, 긴 대화나 업무를 하려는 사람들 등등. 이 곳을 찾는 어떤 유형의 고객이라도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좌석들이 있다. 구성과 수 모두 넉넉하다. 좌석 간의 간격도 빽빽하지 않아 머무는 동안 쾌적함을 누릴 수 있다.
주문을 소화하는 시간은 조금 느리다. 그러나 어지간히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다. 카운터 부근 자리에 앉아 커피 내리는 바리스타 분들의 작업을 바라보는 재미를 누려보는 것도 좋다.
Coffee Industry - Cafe Champ 공간은 2개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보다 넓다. 컨테이너를 단순히 쌓아둔 것이 아니라 오밀조밀한 공간감이 있다.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느낌들이 꽤 다르다. 다채로움이 있어 좋다.
카페에 앉아 그간 밀렸던 타이베이 카페 기행 이력을 정리했다. 써둔 글들을 오래 참지 못하고 발행했다. 이제는 좀 더 띄엄띄엄, 대신 보다 실시간으로 작성해갈 수 있을 듯 하다.
노트 위든 디지털 공간 어디든, 어쨌든 기록을 해두면 순간의 자락을 붙잡을 수 있다. 언젠가 되살려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참 특별하던 순간도 이내 쉽게 유실되어 버린다. 아까운 일이다.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라는 표제로 글을 쓰니 만큼 카페에 대한 감상 뿐 아니라 그곳에 머물며 한 생각들도 담아볼까 한다.
Coffee Industry - Cafe Champ 의 에스프레소는 마일드하다. 마시기 전에 크게 숨을 들이쉬니 곱게 간 커피 가루 향이 닿는다. 고소함을 중심으로 약간의 산미, 약간의 쓴맛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얌전하지만 주관있는 사람을 마주하는 듯한 인상의 한 잔이다.
아마 이 근처에서 일하거나 코스트코에 올 일이 있지 않은 한 굳이 타이베이에 와 들르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걸음 하면 후회하진 않을만한 곳이다.
1. Coffee Industry - Cafe Champ
2. 주소: 114 대만 Taipei City, Neihu District, 新湖二路259巷7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