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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간일목 Oct 30. 2019

06. 여섯 번째 편지

건축심문#6

L. 06


to house



여섯 번째 편지

#6



9월의 마지막 금요일이네요~ 10월에는 우리 만나요~


안녕들 하시죠?

편지가 오고 갈수록 이제는 한번 얼굴을 봐야 할 것 만 같아요~

9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곧 10월이네요~ 단풍이 한 것 산을 물들이고 나면 또 겨울이 오겠지요?

이번 질문은 재미있기도 하고, 늘 고민하는 문제여서 한 줄로도 쓸 수 있을 듯 하지만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보며 글을 적어 보냅니다.



“건축주들이 삼간일목과 같은 전문 설계사무소를 찾아와 설계를 의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건축가를 찾아보고 집을 의뢰할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집(?) 아니 자신에게 맞는 좋은 집을 짓고자 하는 생각의 결론을 가진 사람들일 겁니다.

좋은 양복을 하나 마련하고 싶은데. 기성복이 아닌 맞춤으로, 그것도 가능하면 유능한 디자이너에게 맞기고 싶은 마음과 비슷할 겁니다. 무난하게 나의 체형과 좋은 옷감을 선정해서 동네 양복점으로 갈 수도 있고, 좀 더 개성 있고 독특한 나만의 옷을 위해 나름 이름 있는 유명 디자이너에게 갈 수도 있겠지요?


삼간일목은 아마도 그 중간쯤 어딘가에 있을 듯합니다.  


삼간일목에 오시는 건축주들의 일반적인 성향이나 생각을 말씀드릴 수도 있고, 좀 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건축가나 전문 설계사무소를 찾아오셔서 의뢰하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 대한 기대와 꿈이 크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삶의 방향과도 관계있고, 또 방식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아파트 문화에 젖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단독주택이나 자신 만의 집을 짓는 일이 너무나도 요원한 일이지요.. 하지만 마음을 먹고 나면,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땅을 구입하였다면, 그다음 그 땅 위에 지어질 집을 상상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요. 필요한 것 또 주서 들은 건 많지만 이러한 것들이 정리되고 구체화되지는 않거든요.


아파트 공간을 넘어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담아낼 공간을 상상하는 일 그리고 그 공간과 집이 대지를 포함한 주변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상상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아파트는 단위 평면만 있으면 되지만, 주택이나 집은 그렇지 않아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문가(건축가)와의 소통과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이 정리되고, 좋은 집을 향한 공동의 배에 승선하게 되는 거지요. 건축가는 선장이나 항해사가 되기도 할 겁니다. 간혹 혼자서 거의 설계를 하고, 시공까지 하시는 분들 도 있습니다. 많은 공부와 그리고 자신의 의지가 확고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우리가 몸이 아플 때 혼자 참거나 쉬거나, 또는 민간요법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의사가 필요할 때는 꼭 의사를 찾는 것과 유사할 듯합니다.


예전보다는 건축가를 만나거나 상담을 해 보기가 많이 쉬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건축가의 이야기를 절대적으로 듣지도 않고요..ㅋㅋ 건축가들도 많이 있으니깐 여러 건축가들을 만나보고, 자신의 성향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소통이 잘 될 만한, 그리고 믿음을 줄 수 있는 건축가를 선정합니다. 


여러 리서치와 주변의 조언 (집장사에게 또는 시공사에 설계를 맞긴 경우) 그리고 인터넷상의 '카더라 통신"을 통해서 건축가에게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소통하며 같이 고민하고  또 신뢰를 바탕으로 집이 지어질 때까지 노력할 건축가의 의미를 차츰차츰 인식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삼간일목의 경우는 친절한(?) 상담과 후덕한 인상(?) 그리고 정직한 신뢰의 바탕으로 삼간일목에 작업을 맡겨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죠.ㅋㅋ 

무엇보다 우선은 듣는 것이 제일 중요하죠, 그다음이 보이는 것, 그다음이 마음으로 전달되는 신뢰일 겁니다.  


어쨌든 약은 약사에게.. 집은 건축가에게 이겠지요? 더군다나 좋은 집들이 좋은 마을과 좋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니깐 더욱 그렇겠죠...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쩌면 집을 생각하고, 삶에 있어 집에 대한 가치가 매우 높아져서 아닐까 합니다. 소중한 만큼 잘 지어야 할 하고, 또 각자의 삶과 성향에 맞는 전문가가 같이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그냥 메일로 바로 답장을 해봅니다. 예전에는 워드로 작성했다가 메일로 다시 옮겼었거든요...ㅋㅋ

그리고 다시 건축가의 질문을 하나  보냅니다.




" 공간이 정말 삶을 바꾸는 걸까요? 주택에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바뀐 삶의 방식이나 습관 또는 생각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날씨가 좋아요~ 좋은 가을 되시길 바라며, 감기 조심하시길 바라요~~


나름 숙제를 마치고 나서, 조금 있다. 구리 현장 감리를 가는데.. 한결 마음이 가볍네요~~


다음번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2019.9.27. 삼간일목에서 권현효 올림.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cf) 이집저집우리집의 건축 이야기 : https://brunch.co.kr/@samganilmok/34


이 글은 삼간일목에서 설계한 "이집저집우리집"건축주가 3년여를 살아오면서 느끼는 집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건축과 공간 사람에 대한 마음의 질문들을 동등한 입장에서 건축가가 건축주에게, 건축주가 건축가에게 묻고 답하는 편지의 내용입니다. 우리들은 이 편지의 솔직한 물음을 "건축심문(建築心問)"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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