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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간일목 Jun 25. 2018

20. 이집 저집 우리집

A. 20


this, that & our house









먼 길을 걸어 도착한 사람들


한 사람은 무대공연 감독이자 한옥 목수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발레선생님.

 어느 날 두 사람이 삼간일목을 방문했다. 친구인 두 사람은 각자의 공간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삶의 발목을 잡는 서울에서의 집의 문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했고, 서울 근교의 땅을 매입하고 두 가족이 같이 살아갈 집을 부탁했다.

집에 대한 뛰어난 기초지식을 이미 갖추고 있었고, 단순한 의뢰가 아닌 건축가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나아가 진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 먼 길을 걸어 삼간일목에 도착했다.

부족하지만 건축의 물리적 성능과 공간이 지닌 삶의 문제를 함께 머리를 맞대며 풀어 나갈 수 있었다.









이집, 저집, 그리고 우리집


두 가족의 집을 한 대지에 짓는 일이라 사람으로 따지면 두 부부의, 즉 4명의 생각과 건축가의 생각이 만나야 한다. 우선 두 가족의 취향과 삶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었고, 두 가족이 적당히 독립적이되 늘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장소를 만들어 내는 일이 두 번째 목표가 되었다. 

단순한 구조 속에서 한옥스러운 멋과 높은 천정 그리고 2층의 게스트 공간을 지닌 이집, 전망 좋은 욕실과 1,2층 그리고 계단 상하부 공간을 활용한 다채로운 구성의 저집 그리고 공사 내내 각종 가구와 목재 작업을 수행했던 다목적 공간인 우리집으로 구성되었고, 세 개의 공간은 하나의 회랑으로 엮이며, 진입 마당과 앞마당을 형성한다. 

이 세 개의 공간은 마치 세 칸의 집처럼 다양한 쓰임새와 다양한 삶의 기능과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내고, 이어주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의미와 과정으로 한 땀 한 땀 꿰매진 예쁜 조각보


설계를 마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시기, 우여 골절 끝에 목수로 일했던 이집의 주인이 총대(?)를 매고 결국 손수 집을 짓기로 결정되었다. 우려와 걱정 그리고 모두의 응원의 힘으로 여러 난관을 뚫고 집은 무한의 노력과 정성으로 완성되었다. 

집을 짓는 동안 네 명의 부부는 몇몇 공정을 함께 일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자신의 집을 자기 손으로 짓는다는 것은 모든 걸 떠나서 추억과 정성이 그리고 진실함이 집에 고스란히 닮긴다. 이집 저집 우리집은 그렇게 의미와 모두의 노력과 마음이 실이 되어 예쁜 조각조각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조각보가 되어 자연과 사람과 함께 앞으로의 생활과 삶을 살포시 감싸주는 멋진 장소와 집이 될 것이다. 

집씨, 김선생, 국패, 참치 모두에게 경의와 함께 단순한 의뢰인을 떠나 앞으로도 꾸준히 서로를 생각하는 인생의 친구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아 집과 함께 사람을 얻을 수 있었다.








20180625 samganilmok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www.sg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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