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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간일목 Jun 07. 2018

19. 두루딱딱이

A. 19


suitable house








맑은 학교 옆 맑은 집


의뢰인의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옆 삼각형 모양의 작은 땅. 서측으로는 느티나무 숲이 있고,

3층 정도의 높이에선 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오래되지 않은 동네이지만 하나둘 집들이 채워지고 제법 살기 좋은 주거지역이 되어가고 있었다. 

작은 땅이지만 최대한 효율적인 구성으로 1인 가구, 2인 가구 그리고 3인의 가족(본인)이 거주할 집을 

짓기로 마음먹은 의뢰인이 삼간일목과 찾아왔다. 

쉽게 말하면 다가구 건물이지만 거주인원에 따라 좀 더 고유의 특색을 지닌 공간과 모여사는 집에 대한 

작은 실천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외관은 하나의 건물형 태이지만 내부는 세 채의 집이 결합된 아주 작은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맑은 학교 옆 맑은 집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크기가 아닌 특색으로… 201, 202, 301호


1층은 주차공간과 공동현관 그리고 작은 휴게공간으로 구성되었고, 

2층에는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현관이 그리고 3층과 4층은 주인세대의 보금자리로 구성되었다. 

1인 가구는 작지만 침실과 거실 주방을 필요에 따라 통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게 하였고, 

2인 가구는 복층형으로 아래층에는 침실 2개와 화장실이 있고 윗 층에는 작은 보이드와 함께 거실과 식당 주방을 배치하였다.

주인세대는 3층에 현관과 안방을 두고 윗 층에 아이방, 식당 및 주방 그리고 거실을 두었다. 

거실 옆의 작은 테라스와 다락과 통합된 실내계단을 두고 다락을 지나 옥상정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복잡한 공간 구성이지 저마다 공간적 특색을 지닌 새 채의 작은 집이 되기를 바랐다.


















사람 사이의 집을 짓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업이 익숙해져 가는 면이 없지 않지만, 사실은 매번 참 다양한 관계 속에서 겨우 겨우 하나의 집이 완성된다. 

그리고 매번 새로운 사실을 느끼게 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작은 깨달음과 뉘우침을 얻는다. 

집을 짓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같이 해나가야 하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사람 사이의 집이 먼저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존중은 아마도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기초공사인 것이다. 


집 정리가 어느 정도 된 후 방문한 집에서 멀리 산과 숲을 보며 그리고 이리저리 뛰노는 아이를 보며 

식탁에 앉아 이런저런 그간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벽난로 오븐에서 손수 구워주신 깜빠뉴(천연효모빵)와 커피를 마시던 순간, 그때의 햇살과, 단풍이든 느티나무 숲, 그리고 그때 함께 있던 사람들의 장면이 

선하다. 

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나머지 몫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가진다. 

분명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꽤 있을 텐데 내가 한 노력보다도 더 많이 감사하고, 

좋아하고, 긍정의 마음으로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눈을 보면 못내 내가 좀 더 노력했더라면 하는 

왠지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이 동시에 샘솟는다













2018.06.07 samganilmok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www.sg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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