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8
momo house
단독주택의 삶을 살고 있는 딸은 50미터 가령 떨어진 길 건너 필지에 어머니의 집을 짓고 싶어 하였고,
아파트 생활 중이시던 어머니의 삶을 같은 동네의 주택의 삶으로 생활방식의 변화와 함께
근거리에서 좀 더 함께하기 용이한 위치로의 이동을 권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엄마가 된 큰딸이 어머니의 집을 도맡아 설계를 진행하고, 공사까지 신경 쓰면서 때로는 다정하게 또
때로는 티격태격 엄마와 딸의 집 짓기에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은 아마도 힘들었던 만큼 보람되고
잊히지 않을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노후의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여 집은 두 가족이 적절히 나누어진 영역으로 구성된 다가구 주택이 되었다. 그리고 완공 후 몇 년 동안은 둘째 딸네가 그 한쪽을 차지하며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모모 하우스는 결국, 엄마가 된 딸이 짓는 어머니의 집이면서 엄마가 된 딸네와 어머니가
함께 살아가는 집이 되었다.
모모 하우스는 마당을 공유하는 방식, 그리고 생활에 적합한 외부공간을 형성하면서 하나의 집에서 각각의 공간적 특성이 적절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공동의 주차공간과, 마당과 연결된 회랑 공간에서 두 집은 각각의 현관문을 통해
각자의 공간이 펼쳐져 있다.
마당을 가까이 두면서 주택의 생활에 적합한 어머니 집의 거실과 주방은 1층에 위치했으며,
임대세대의 경우 3층에 아늑한 테라스를 두어 부족한 외부공간을 대체하였고,
마당을 통한 시각적 교류와 채광을 확 보면서도 각각의 내부 공간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였다.
각각의 집은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의 삶의 속도에 맞추어 전혀 다른 공간 구성과 표정을 갖고 있지만,
멀리서 보면 언제나 하나의 집처럼 보이도록 통합되어있다.
한동안은 아마도 회랑 공간에서 서로 인사하고 안부를 묻거나, 아니면 서로의 집을 오가기도 할 것이고,
같이 김장을 담을 수도 있을 것이고, 3층 테라스에서는 늦은 밤 조용히 다 같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볕이 잘 드는 마당에 선 어머니가 화초나 텃밭을 를 가꾸실 수도 있을 것이다.
모모 하우스를 설계하고 완공된 모습을 보면서 건축가로서 언제가 부모님을 위한 집을 꼭 지어 드려야지 하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좀 더 근거리에서 모시지 못하는 여건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이 더욱 커졌다. 어머니의 삶의 시간과 엄마가 된 딸들이 살아가는 시간이 하나의 집에서,
또 같은 동네에서 나누어진 듯 겹쳐져 함께 나아갈 앞으로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거나 추측해나가고,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앞으로의 자신을 비쳐보게 될 모모 하우스는 잃어버린 대가족의 삶이 지닌 소중함과 새로운 형태의 삶의 이해와 공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해가 뜨면 보이지 않은 별 빛이지만 언제나 늘 같은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그 빛은
아마도 한결같은 어머니의 마음 일 것이다.
바쁜 현실의 해에 가려진 어머니의 별빛을 느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별빛 가득한 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8.05.29 samganilmok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