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때는 병원에 가는게 당연.
"이번 주 수요일에 가능한 시간 있으면 언제든 괜찮습니다."
"오후 2시가 좋을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네. 오후 2시로 해주세요."
집 근처에 있는 심리상담센터에 연락해서 상담 신청을 했다. 요즘 들어 나는 의욕도 없어지고, 불안하고, 외롭고, 짜증과 화가 많이 늘고, 생각도 많고, 불면증도 생겼다.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스스로 이런 모습이 너무나 싫었다.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그럴 때마다 더욱 힘들어지는 걸 느꼈다.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이 스트레스를 주변 사람에게 풀려고 하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스스로 힘든 상황을 벗어나는 것에 한계가 왔다. 그래서 상담을 받고 싶었고, 심리상담센터를 찾게 됐다.
상담을 받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한번의 상담으로 내 안에 있던 불안함, 우울함, 외로움, 짜증, 화가 다 사라지지 않았지만 예전보다 덜 했다. 상담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도움은 '괜찮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우선 심리 검사를 통해 나의 정확한 심리상태를 알아보기로 했다.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내 심리 상태가 어떤지 알아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바꿔 나갈지 알게 되는 것이었다. 누군가 내 얘기를 정성스럽게 들어주는 게 너무나 좋았다. 내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어 나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고, 내가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게 큰 힘이 됐다.
상담사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전화위복인 상황이 있었네요!"
내가 힘들어했던 시기마다 뒤에는 행복하고 좋았던 일이 있었다.
상담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빨리 낫기 위해서 병원에 가거나 약국에 가서 약을 사 먹는 것처럼, 상담은 마음에 걸린 감기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병원에 가야 하는 게 당연하다.
스스로 이런 약속을 했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에게라도 나를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될 거야.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누가 봐도 멋진 사람"
난 내가 한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다.
못할게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