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상담. 그 결과.
마지막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웠다. 내 마음도 가벼워졌다.
내 주변 상황이 달라진건 아니었다.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주변 상황이었지만 받아들이는 내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처음 심리상담센터를 찾았을 때는 극심한 무력감과 우울감이 내 감정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미리 걱정을 하고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이런 내가 스스로 이상하다 생각할 정도가 됐다. '남들도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할까?',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난 왜 이러는 걸까?'라며 자책을 하기도 했다. 남들과는 다른 내가 싫었다. 남들은 큰 고민 없이 모두 잘 살아가는 것만 같았다.
상담을 끝낸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결국 남들도 나처럼 힘들지만 안 힘든 척, 괜찮은 척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다. 생각이 많은 것, 미리 불안해하는 것, 생각이 많은 것도 나에겐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들이었다.
상담 선생님께서는 매 상담 시간마다 내 얘기를 정성스럽게 들어주고 공감해 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기도 하고, 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상담을 이끌어 줬다. 상담받는 시간이 참 편했다. 친한 친구에게 하지 못한 많은 말들도 할 수 있었다. 상담을 받는 동안 하는 모든 얘기들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내 비밀이 새어 나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상담받는 동안에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심리상담은 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를 바꾸었다.
결국 주변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의 생각과 마음가짐이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무기력함과 우울함이 사라졌다.
무기력과 우울함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그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 시기가 왔을 때 언제든 찾아가 내 마음을 비울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으니 말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 게 당연하듯이 내 마음이 아프다면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상담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변 의식하지 말고 나만 생각해보자. 주저하지 말고 당장 찾아가 내 마음의 아픔을 치료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