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느껴지는 그날의 온도, 기분, 생각들.
도쿄의 한 공원,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구름이 가득했다. 습한 바람에 더움이 살짝 묻어 있었다.
공원에 들어서자 나무의 그늘이 시원함을 안겨줬다. 나무가 더움을 잡아 주는 듯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다. 바람에 청량한 나무 내음이 기분을 좋게 했다. 한껏 여유를 즐기며 공원을 한 바퀴 걸었다. 그날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 지금도 그때 느낌이 생생하다. 그날의 온도, 바람, 느낌, 냄새까지도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
참 신기하다. 한 장의 사진일 뿐인데, 그 사진에서 찍을 때의 모든 상황이 느껴진다. 이런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에서도 비슷한 걸 느낄 수 있다. 사진전의 사진들을 보고 어떤 상황이었을지, 어떤 느낌으로 사진을 찍었을지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그날의 기분과 감정이 생각나서 두근거리는 사진들이 몇 장 있다. 너무나 황홀했던 노을의 모습,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던 하늘의 모습. 힘들 때면 한 번씩 꺼내어 본다.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놓으면 힘이 들 때마다 꺼내어 볼 수 있다. 그런 순간들이 많을수록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많게 된다. 내가 행복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사진이다. 사진 속에 담겨 있는 나만 알 수 있는 행복한 순간들.
내게 힘든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든든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