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존중하지 못한 이런 엄마
나: 늘 아이도 나를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아이가 힘들게 할 때는 아이가 나를 밀어내는 것처럼 느껴지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요.
상담사 :스스로가 자신이 사랑받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자꾸만 다른 사람에게 확인받고 싶어 지는 거겠죠. 그런데 아이가 어떻게 해도 엄마는 만족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엄마가 엄마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으니까요. 아이는 엄마를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스스로를 믿으세요.
어린이집 친구 엄마가 집에 놀러 왔다. 한 물건을 두고 두 아이가 다투고 있다. 그 물건의 주인은 우리 집 첫째이고 아끼는 물건이다. 그런데 친구 엄마가 “양보해야지~ 안 그럼 친구가 다시는 놀러 안 와”라는 말로 아이를 훈육하고 있었다. 인상까지 쓰며 말하고 있었는데도 나는 손님이라는 이유로 아이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 계속된 아이 친구 엄마의 훈육에도 나는 왜 아이 편을 들어주지 못했을까? 나는 과도한 양심으로 남의 눈치를 보느라 아이의 마음을 보지 못하는 엄마였다.
나의 욕구를 부정하며 세상의 기준에 맞춰야 하는 게 정답이라 믿었던 나는 이제야 나의 정당한 욕구와 권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또 한 번은 동네 엄마가 내 아이에게 “어머 우악스러워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곧바로 “어머 왜 우리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지?" 이라든지 "우리 아이는 우악스러운 게 아니라 아직 표현이 서툰 것뿐이야”라고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 하였다는 것에 화가 났다. 아이는 그 말의 의미는 정확히 몰랐지만 안 좋은 말을 들은 것이라는 눈치를 채고 있었다. 하지만 나만큼 영향받지는 않았다. 아이는 스스로 자기는 나쁘지 않다고 믿고 있는 거다. 오히려 엄마인 내가 그런 말에 영향받는다는 것에 부끄러웠다. 다시 한번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아이에게 당당히 말해 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엄마는 너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고.
나에 대한 믿음이 없고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믿어주고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성장시켜 독립시키는 과정인데, "나는 너희들을 잘 키워서 좋은 어른으로 성장시킬 것이다"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믿음직 스런 부모가 되고 싶다.
성장시킨 아이를 떠나보낼 때 까지도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내가 아이를 독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떠나는 거라고 서운해하지 않을까. 적어도 그때까지는 나 스스로 잘하고 있고 나는 괜찮다, 이 정도면 나도 괜찮은 부모였다라는 믿음을 쌓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