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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Nov 09. 2020

아이가 자랄수록 그림도 자란다.

예전 사진들을 보다가 몇 년 전에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그렸던 그림을 발견했다. 지금은 중학생이 된 첫째가 어렸을 때이니, 꽤 시간이 지난 그림 같다...

 

한 장의 그림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즐거움.

대게 내가 그림을 그릴 때에는, 아이가 그림을 그리다가 맘에 들지 않는 경우였다.

아마 이 그림 중에는 꽃을 그리다가 맘에 안 든다고 그리다 말았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을 해보려다가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그만두려고 할 때는 종이를 가져와서 나머지 부분을 내가 채웠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이가 밝게 웃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많은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 나는 즐거웠다.

그리고 점점 아이가 그림을 포기하는 일이 줄어들었고, 그렇게 아이가 자라서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만큼 안보이던 주름살이 늘어나는 나이가 되었다.


언젠가 친정엄마가 손주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내게 말했다.

"내가 낳은 딸이 이렇게 크고, 그 딸이 낳은 애들이 이렇게 커가는데 내가 안늙고 배기겠니~"


그 말의 뜻이 다시금 와닿는다.

언젠가 나도 우리 아이들이 낳은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의 말을 떠올릴때가 올 것이다.

내가 낳은 아이들이 이렇게 크고, 그 아이들이 낳은 애들이 그렇게 커갈때, 나는 늙고 육신은 줄어들 것이지만

나의 늙음이 아이들의 삶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감사할 것이다.

어쩌면 그 날들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아이가 어릴 때, 자주 그림을 그려서 주곤 했었다. 그림을 유독 좋아하는 아이와 나누는 그림 대결 같은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그림을 그릴수록 아이는 더 좋아했고, 기발하다며 따라서 그리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따라 그린 그림이 나보다 훨씬 좋은 작품인 경우가 더 많았다. 이제는 훨씬 앞질러서 큰아이의 그림을 내가 따라가지 못한다. 아이들이 자라고 있고, 빛나고 있다. 아이들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힘이 될 때까지 나도 더많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야겠다.


네 안의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찾아보렴 by 아인잠's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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