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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연구가 맘다움 Aug 02. 2022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있나요?

나를 돌아보고서 달라진 것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언니, 안녕하세요~'

'어머, 안녕~ 오랜만이야~'


하루를 시작함과 동시에 무수히도 많은 인사를 주고받는 동안 정작 나에게 제대로 인사를 건네 본 적은 없었다.

어떨 땐 나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흘러가는 하루도 허다했다. 아침에 눈을 떠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봐 줄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40여 년을 넘게 살면서 나에게 가장 집중했던 시기는 언제 였을까? 내가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었던 때가 언제였나 기억도 가물거리는데 확실한 건 엄마가 되고 나서부터 나와는 점점 멀어져 가는 서먹한 관계가 되었고, 그만큼 내가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신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는 중요한 문제인데 의외로 쉽게들 놓치고 알아채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문제가 커진뒤에야 어떡하냐며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제 아무리 똑똑하다 한들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 헛똑똑이 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우울감이라는 녀석도 이런 사소한 것을 놓치는데서 오는 문제 중에 대표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부한 말이지만 취미가 뭔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고 선호하는 영화 취향이나 요즘 가장 관심 가는 주제나 사람, 노래 등 나를 둘러싼 무수히 많은 정보들 중에 정작 내가 끌리는 것은 무엇이고 내 마음속 머릿속에 떠다니고 있는 조각들의 퍼즐을 맞추어 본 적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나조차도 이런 것을 스스로 일깨운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하는 말이다. 내 경우 사람들 속에서 결정, 선택의 몫은 배려한답시고 상대에게 넘겼었다. 흔히 점심메뉴 하나 고르는데도 뭘 먹고 싶은지 생각하고 결정해서 내 의견을 전달하지 않고 아무거나, 너 먹고 싶은 걸로 먹자며 스스로를 접어놓고 챙기지 않았다. 이것은 양보의 미덕도 뭣도 아닌 그냥 나를 포기한 채 대충 살아간 것 일 뿐이다라고 생각됐고, 달라져야겠다 마음을 먹은 계기가 됐었다.


그 후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인사를 제일 먼저 나에게 던져보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새벽형 인간인 두 아이들 덕분에 늦잠을 자는 팔자는 이번 생엔 없다고 봐야 하는 나는 가끔 아이들이 먼저 깨어 나를 덮칠 때면 나를 향해 두 팔 벌려 달려드는 두 아이와 나 자신에게 한꺼번에 '잘 잤어?'라는 인사를 건네며 일어난다.


또 한 가지 변화는 점심 한 끼는 특별한 약속이 있지 않는 한 대충 때우는 식사가 아닌 그날 내가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식사를 하고 있다. 그게 왜? 뭐가 중요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먹는 것이 대충 처리되면 모든 부분에 있어서 대충대충 되는대로 지나가버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스스로 정한 기준이다.


나는 먹는 것에 그리 큰 즐거움이 없는 인간형이다. 배고픔을 느끼면 당장 그 허기를 채워주면 그만이지 맛있는 것을 잘 차려서 먹거나 내가 먹을 음식에 시간과 정성을 쏟는 타입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아이들과 남편의 식사에는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롯이 나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예전 직장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이 일이 바쁘면 굶거나 간단히 허기만을 채우는 간식으로 대체하고 지나가는 사람이었기에 스스로를 돌이켜 봤을 때 그랬다.


이것이 정답이니 이대로 하라고 이야기할 순 없지만 자고로 사람의 생활에 있어 가장 기본이 의, 식, 주이니 예쁜 옷, 맛있는 음식 그리고 주거지는 내게 중요하게 차지하고 있다. 특히 먹는 것은 때우기식 식사를 했을 때 내 가치가 더 별 볼 일 없다고 느껴지는 편이라 더욱 진심이 되는 것이다. 여태 이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가끔 이런 걸로 예민해지는 것을 느끼거나 화가 나기까지도 한다는 을 자각하고 인정하기까지는 나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었다.


내가 생을 다하고 눈을 감는 순간이 와도 나는 나를 다 알아차리지 못하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하루하루를 사는 동안에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알아차리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배려했었다. 이제부터 인생 후반부라고 말할 수 있는 지금의 나는 아이들을 돌보고 가정을 돌보아야 하는 입장에 놓인 만큼 더더욱 스스로를 챙겨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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