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회적기업 불나방 Aug 23. 2022

20  난 이상한 사회적기업 이상한 사회적경제가 고팠다

작년에 왔던 사회적기업 불나방 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1


  어떻게 시작을 해 볼까.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깊이 들여다볼 때 심연도 당신을 깊이 들여다본다.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그래, 이 문장을 그럴듯하게 먼저 쓰고 내 이야기를 하자.


  '나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이 분야의 좋지 않은 것들이 계속 떠올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까 두려웠다. 나는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의 괴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아니야. 너무 거창해. 거창한 건 내 스타일이 아니지. 그냥 솔직담백하게 쓰자.


  '나는 곧 직장에서 계약 만료로 잘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없게 되어 참 슬프다. 슬픈 건 슬픈 것으로 두고, 뭐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약직으로 10 개월 간 근무를 끊고 이어해서 퇴직금도 없다. 이 일을 2년 정도 해오며 마음속으로 크게 욕을 함과 동시에, '아! 이 이야기는 '이상한 사회적기업 이상한 사회적경제'의 소재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내가 남길 수 있는 건 이런 기록들뿐이다. 그것도 좋지 않은 기록들뿐. 그렇지만 이 좋지 않은 기록들이 나에게 위안을 줄 것이다. 욕심이겠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


   

2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멘토링 하는 것이 주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지불할 것을 은근히 요구했다던 권역별통합전문지원기관의 그 사람. 이게 진짠가. 진짜면 XX, 진짜... 아...'


  '"오지 마세요 했다니까요.". 나에게 와서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상담을 하며 본인이 다른 기관에도 문의를 했지만 오지 말라는 이야기만 들었다는 사람들. 이런 얘기를 적어도 서너 번은 들었네. 도대체 왜 본인들 일을 하지 않는 걸까.'


  '업무에 대해서 물어보면 모른다는 말, 본인 소관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고, 자기는 설명했으니 기한 내에 해내지 못한 당신들이 잘못한 것이라며 짜증만 내는 중간조직지원기관 직원. 당신 때문에 이 분야가 전문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거야. 모르면 공부를 하고 알아봐. 방법을 알려주는 게 네 일이잖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심층면접을 마치며 "꼴랑 700 만원 주면서 더럽게 빡빡하게 구네."라는 혼잣말을 내게 했던 그 X. 당신 같은 사람을 거르기 위해 빡빡하게 구는 거야.'


  '심사위원의 점수 합산 실수로 순위가 바뀌는 상황이었지만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넘어가자고 했던 그때.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는데... 내가 더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매번 똑같은 사람의 똑같은 교육. 시간이 흘렀으면 강의 자료 속 숫자라도 좀 바꾸지. 저런 사람을 불러주는 담당자가 문제.'


  '조금만 아니 좀 오래 견디면 분명히 높은 자리로 가는구나. 그런데 저 사람이 저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이 분야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이 분야에서 20, 30대 사람들의 근속연수가 짧은 이유는 모두가 알지만 현실은 늘 그대로지. X차가 만땅.'


  '역시나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다른 사람들이 있네. "저랑 사회적기업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멘토님.". 분명히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심사 때 예비사회적기업을 넘어 사회적기업으로 갈 것이라고 했잖아요, 대표님. 노력은 해보셨습니까.'


  '"여기 협의회에 들어오지 않으면 예비사회적기업이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을 받지 못한다고 했어요. 회비도 20만 원이니까 꼭 내야 된다고 했어요. 저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죠.". 이게 사실이라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이건 명백히 사기다. 여기도 보이스 피싱이 있다.'


  '"실태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예비사회적기업이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다고 했어요. 놀라서 부랴부랴 완료했죠.". 아, 진짜. 여기도 갑질이 있네. 진짜 이 말 한 XX, 잡아야 한다. 꼭 잡아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또 뭐가 있더라... 메모장을 열어보자... 음... 10 개 정도 엮으면 되겠다.'




3


  마무리는... 그래! '판타스마고리아'로 시작하자.


  '판타스마고리아. 현란한 이미지에 현혹되지 말고 이미지의 생산 과정에 주목하라.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발터 벤야민.'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 내게 와서 달콤한 이야기를 건넨다면 '판타스마고리아'를 떠올려라. 누군가 내게 와서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를 건네도 '판타스마고리아'를 떠올려라. 이 사람은 내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이 이야기는 정말 사실일까. 이 사람 말대로 하면 되는 것일까.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을까.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스스로 답을 내려라.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음... 이것도 너무 거창하다. 그냥 이걸로 가자.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에서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이상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함정 카드를 들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함정에 빠지지 말고 스스로를 꼭 지켜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주제 넘는 말이지만... 이상한 사람이 되지 말고 스스로를 꼭 지켜나가길 바란다. 아무쪼록 행운을 빈다.'








 사람을 조심해야...







  * '이상한 사회적기업, 이상한 사회적경제'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를 접하며 '이상한데.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던 분들은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이상한 것인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가 이상한 것인지 함께 이야기 나눠봅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원히 계속될 이상한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