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죠, 저는 이런 사회적경제기업 컨설턴트라면 너무 되고 싶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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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제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시는 분들을,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대표자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이나 컨설팅, 멘토링을 하는 사업을 해보려고요.
지금까지 이런 일들을 쭉 해왔는데... 시작하려니 막상 걱정이 됩니다.
'과연 사람들이 이걸 돈 주고 배울까? 돈 주고 컨설팅, 멘토링을 받을까?' 싶습니다.
교육비나 컨설팅비, 멘토링비는 다 나라에서 주니까 받지, 굳이 자기 돈 주고는 받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걸 한다고 쓴 지원사업은 다 떨어졌어요. 제가 봐도 돈이 벌릴 것 같지 않은데... 심사위원들이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겠죠. '이건 돈 못 벌어. 사업으로는 꽝이야.'라고 말이에요.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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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처음에는 교육, 컨설팅, 멘토링 같은 것들 받을 때 좀 기대도 하고 이걸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요. 이제는 별 생각도 없고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지원사업이랑 지원금을 받아야 되는데, 그 과정에 이런 것들이 필수로 끼여 있으니까 다들 그냥 받는 겁니다.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요즘 누가 컨설팅 오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 이제 사진 찍을까요? 괜찮습니다. 저희도 다 압니다."
몇 번 이렇게 하니까 컨설턴트들도 편하게 하고, 사진 찍고 담소 나누다 갑니다.
뭐,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형식상 왔다는 것을 내비치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이제 와서는 사진만 찍고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뭐, 어쩌겠어요. 이 돈이 아깝기는 하지만 우리 돈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좋게 넘어가는 거지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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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멘토님.
이런 컨설턴트만은 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들 앞에서는 다 해줄 것처럼 언제나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해 놓고 후에 연락하면 지금 바쁘니까 다음에 연락하라고 하고. 다음에 연락하면 지금 일이 있으니까 자기가 연락한다고 하고 다시 연락 안 하고.
사업계획서 보내면 봐준다고 해서 보내면 연락도 없고 내가 연락하면 바빠서 아직 못 봤다고 하고, 이걸로 또 연락하면 성의 없이 피드백 주고.
그러면서 컨설팅비, 멘토링비로 몇 십만 원 받아 가고, 내가 누굴 키웠네 나 없으면 망했을 거네 어쩌고 저쩌고 자랑만 늘어놓고. 진짜 어이없을 때가 많았어요.
우리가 몰라서 가만히 있겠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관계가 그래서 그런 것이지. 그래도 와서 사진만 달랑 찍고 가서 몇 십만 원 받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싶네요.
아무튼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생각하시는 사업, 잘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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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죠, 대표님.
이런 컨설턴트라면 되고 싶은데요.
이렇게 하고 몇 십만 원 받고 이름까지 알릴 수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저도 편하게 돈 좀 벌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목적도 양심도 없는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 컨설팅 발주는 이제 그만!
이런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이런 컨설팅 절대 하지 마라! 이런 컨설팅에 돈 좀 버리지 마라! 이제 그만!
진짜 지겹다, 지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