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들에 따르면, 뇌에서 측좌핵은 모든 목표지향적 행동에 동기를 부여한다. 작가가 되기 위해 매일 글 연습을 하기 위해 SNS에 포스팅하는 행위, 내신 1등급을 받기 위해 매일 같이 성실하게 공부하는 행동, 과제를 하고 학위 논문을 쓰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퇴근 후에도 재테크 공부를 하는 행위 등등. 모든 목표지향적 행동의 이면에는 측좌핵이 작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 측좌핵은 긍정적인 목표지향적 행동 뿐만 아니라 중독 행동에도 핵심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1950년대 제임서 올즈와 피터 밀러라는 캐나다 과학자들은 쥐의 뇌에 전극을 심고 케이지에서 전류 자극을 주며 쥐의 행동을 관찰했다. 쥐는 전류 자극을 얻기 위해 계속 페달을 밟았다. 처음엔 호기심인 줄 알았지만 실험 쥐는 시간이 경과해도, 옆에 음식이나 암컷 쥐가 오더라도 식욕, 성욕이 마비된 것처럼 오로지 전류 자극을 얻기 위해 페달을 밟기만 하는 중독 행동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 뇌의 "쾌락 영역", 즉 "보상 중추"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중독 행동의 뇌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는 목표지향적 행동으로 시작했던 긍정적 행동도 지나치면 "중독" 행동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독서는 유익하다. 그러나 밥도 먹지 않고, 친구도 사귀지 않고 지속되는 독서는 위험하다. 적당한 게임은 활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생후 몇 개월된 아이를 방치하고 PC방에서 지속되는 게임은 파괴적이다. 적절한 SNS 활동은 즐거움과 브랜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과잉된 SNS 활동은 오프라인 상의 친밀한 접촉과 관계 형성에는 해가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측좌핵은 목표지향적 행동 뿐만 아니라 애착 감정을 다루는 신경 회로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측좌핵을 중독 행동에 사용하고 있다면 우리가 원래 애착을 가져야 할 대상들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다. 친밀한 관계 욕구가 희미해진다. 게임 중독에 걸린 젊은 부모가 옆에서 아이가 굵어 죽어가는 데도 게임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아이 등록금을 불리겠다는 이유로 카지노에서 돈을 굴리다가 아이 등록금의 수십배에 달하는 금액을 빼앗겨도 도박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 도박, 알콜 외에도 우리의 애착 대상보다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끄는 것이 있다면 이미 그것에 중독된 것일 수 있다. 현대인들은 중독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개인화의 거센 흐름 속에서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가 점점 사그라드는 요즘, 우리는 무엇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을까. 무엇에 중독되고 있는 걸까. 사실은...진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inside.talk_ 마음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