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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리 Jul 27. 2019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

No.3

제목부터가 자극적이다. 한국이 싫다니.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자극적이라고 느꼈고, 그래서인지 어렴풋이 왜인지도 알겠다.


주인공 계나는 나와 비슷한 20대 후반의 여자다. 이것으로 우리의 공통점은 다했다.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렸던 10대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에서 문제집을 풀며 보냈다. 점수에 맞춰 대학에 들어가니,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과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과의 괴리감 속에서 찰나와도 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몇 번의 종강과 술자리, 토익이다 어학연수다 소위 ‘스펙’을 쌓는다며 남들 다 하는 거 하느라 몸도 마음도 바쁘게 지냈다. 졸업을 앞두고는 ‘졸업 유예’로 대학생 타이틀을 부지하며 대기업에 편중된 공채를 위해 자소설을 쓰고 이를 위한 ‘스터디’도 했다. 그리고 20대 후반, 겨우 취업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뭔가 빠진듯한 기분이다. 꽤나 성실하게 살았던 것 치고는 알맹이가 없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이유를 내가 주체가 되어 살지 않고, 남에게 이끌린 삶을 살았다는 것에서 찾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뻔한 한국 사회의 뻔한 루트를 되짚어봤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표지판을 따라서 앞만 보고 우르르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나도 있다.

나는 요즘 ‘내가 행복한 삶’이라는 주제로 많은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을 읽고 같은 고민을 하는 계나를 만나 반가웠다. 그러나 그녀와 나의 차이점이라면, 그녀는 행복을 찾아 떠나는데 나는 그녀의 지인들처럼 불평만 했지 떠나지 못한 데 있다. 오래된 친구와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하루 종일 수다 떨듯, 계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쉽게 읽혔다. 오랜만에 읽은 한국 소설이고, 주인공의 삶과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동질감을 느끼며 이틀 밤새 다 읽어버렸다.


그녀는 마지막에 한국이 아닌 땅에 첫발을 내딛으며 결심한다.

“난 진짜 행복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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