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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언니 Jul 08. 2024

티켓 구하지 못한 자, 투어 하지 말라! 이거죠? 지금

이탈리아 한인 자영업자의 눈물



바티칸박물관 티켓은 60일 전 오픈이 암묵적 룰이었다.

티켓을 사기위해 60일 전 부터 메모해두고 대기한다.

8월 말 티켓까지 늘 그랬듯 스무스하게 구입했고 이제 9월 티켓을 준비할 때인데 죄다 매진으로 뜨다가 구입불가로 뜨다가 엉망진창이다

단순 시스템 오류라고 생각했다. 거의 매일 들어가 티켓 오픈 상황을 확인 한다. 뭔가 이상하다.


젠장.. 60일이 아닌 무려5개월 뒤의 12월 티켓까지 열려있다.

뒷통수를 세차게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그럼에도 내가 필요한 날의 티켓은 모두 솔드아웃이다.

매일 들어가 확인을 하는데, 놓쳤을리가 없는데, 대체 언제 열렸던 건지

급한 맘에 대행사 티켓도 백방으로 알아본다. 구할려면 구할 수는 있건만 퍽 난감하다.


60일 전 바티칸투어 예약주시는 분들께는 정가 그대로의 딱 티켓비용만 받는다. 매번 자정에 알람 맞춰두고 날짜 계산하고 머리 싸매고.. 내 수고비 따윈 없는.. 순수 최소 두달 전 우리를 믿고 예약주시는 분들에 데한 서비스 차원이었다. 심지어 9월 투어에 올3월에 예약해주셨는데 이제와 두배 가까운 대행사 티켓비용을 추가요청하기도, 내가 부담하기도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종종 난 스스로 또라이지만 나름 잘 숨기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라이 본성을 본의아니게 오늘도 탑재하고 (설거지 막 끝내고 새로고침, 화장실 갔다가 나오면서 새로고침, 애들 케어 하다가 새로고침) 틈틈이 정말 사소한 틈 사이 사이에도 바티칸 사이트를 새로고침 했다.


양치하면서 새로고침을 했는데.. 떴다!

칫솔 집어던지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룹투어까지는 아닐지언정 한 번에 최대9장까지 살 수 있던 개인 티켓이 6장으로 축소되었다. 7인 티켓이 필요했다.

4장 3장 나눠 사야겠다 생각하고 서둘러 4장 결제 오케이, 다음 3장을 사려는데 에러.. 다른 날짜 다른 인원을 대입해봐도 에러로 다음으로 도통 넘어가질 않는다. 하나의 아이피로 단 한 번 밖에 구입할 수 없도록 설정해둔 듯 먹통이다.


단 하나의 일자 오픈만 되던 때에 비하면 몽땅 열려 있으니 이걸 결재하는 동안 다른 일자 티켓 솔드아웃 될까 손이 바달바달 떨리고 안절부절 순간 제정신이 아니게되더라


우여곡절 끝에 11장의 티켓을 샀다.

괜스레 추가비용이니 죄송하니 미안하니 싫은소리 안해도 된다는 안도감과 다행히 샀다는 허탈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왔고

양치하다 뛰쳐간 터라 화장실로 갔을 때 내 던져 진 칫솔을 다시 집어들며 이건 진짜 아니란 생각 뿐이다.


바티칸박물관 티켓이야 현재도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으니,

2025년 희년을 위해 바티칸도 최대한 제너럴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순 없지만 (대량 구입 피하기 위해 실명제 까지 시행하지만 귀찮기만 오지게 귀찮고 효과는 미비한 듯) 이젠 티켓이 언제 오픈될 지, 잔여석이 과연 남아있긴 한 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운 좋게 티켓이 있으면 그저 땡큐 한 상황이다보니 정해진 일자에 투어 예약을 받는다는게 퍽 난감하고 대행사 티켓 비용으로 안내드리자니.. (어느새 이게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데 뭔가 아직 사람들 인식은 무조건 비싼 티켓, 대행사 티켓에도 정가로만 금액이 표기되니 두배의 비용을 지불했기에 뭔가 덤탱이 쓴 듯 불편해 하시고 그런 인식으로 취급받는 우리 또한 불편하다) 바티칸투어 이젠 그만해야하나 싶을만큼.. 내 스트레스 어쩔거냐고오!!!  


혼자 발동동 미친ㄴ처럼 난리부르스 치는 광경 모두 본 그가 아무말 없이 어깨를 토닥토닥하는데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눈물 펑펑이다.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듯,

티켓 구하지 못한 자, 투어 하지 말아라!

뭐 이런 뜻인거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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