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자동차 구입하기
“요즘 환율 어때?”
- 눈여겨 보고 있어, 조금만 더 떨어지면 바꿀께!
호기롭게 내 뱉은 게 설날즈음 1495원에서 97원.. 어쨌든 1유로가 1500원 아래 였다.
이탈리아 살이 15년 동안 환율이 미친 듯 1900원까지 오른 적도 있지만 사실상 그건 극히 드문 일이고 근래 1430원 - 1450원 사이 왔다갔다 했기에 명절이 지나고 나면 조금 떨어질까 그 혹.시.나. 희망을 가지고 매일을 보고 또 봤건만 결국은 눈치싸움 대실패
오늘 환율 1590원..
미쳐 날 뛰는 환율만큼 내 속은 새까맣다.
꼭 이런 타이밍에 시간을 질질 끌던 신차 출고 준비 완료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잔금을 치뤄야 하는데
짱구를 굴려봐도 마땅한 뾰족한 수는 없고
한 푼이라도 아끼는 게 불가하다면 뭔가 남는거라도 있어야지!
환전을 하고 또 그걸 이체를 하기보다는 산박! 깰꼼하게! 카드결제로 노선을 틀었다.
이미 차량 구매에 있어 카드결제 경험이 있고,
한국에선 경험이 없어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에서 카드결제로 차량을 구입할 땐 카드 수수료 또한 내가 물어야 하는 시스템 (차량 마다 브랜드 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3-5%)
솔직히 차량 값이 만만치 않기에 여기에 수수료까지 더하면 말이 안되는데, 백화점에서 물건 살 때 내가 카드 수수료 내는거 아니잖아! 에르메스 버킨백 살 때도 수수료 내가 안내잖아! 어필해봐도
가방이랑 차는 다르다며 ‘로마에서 로마 법’ 이라는데 할말 없음
어쨌든,
카드결제 하겠다고 하니
담당딜러는 자꾸 한도 되겠냐며 묻고 또 묻는다.
아자씨..
한국에서 신용카드는요.. 소도 때리 잡아 묵습니데이..
잔금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니 고마! 쌔리 마! 긁어주이소!
이 만큼 긁을께! 하니 자꾸 절반만 긁어보자며
이게 정말 긁히겠어.. 하는 흔들리는 딜러 아자씨의 동공
제발 긁어! 그냥 긁어! 아자씨!
띠릭띠릭 (승인완료)
집으로 돌아오는 데 카드 어플에서 해외사기도용 알림본인 사용이 아니라면 도난신고를 해달라는 알림이 지속적이다.
당연히 내가 썼으니 별 조치 없이 가만 있었더니 이젠 메일이 오는데 사용제한을 했단다.
오마이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