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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걸 Jul 21. 2022

광해 왕이 된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정보]

개요: 드라마, 한국

개봉: 2012. 09. 13.

감독: 추창민

출연: 이병헌(광해/하선) 류승룡(허균), 한효주(중전)



[줄거리와 결말]

 광해군 8년, 광해가 독을 탄 음식을 먹고 쓰러진 후, 광해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궁궐에서 광해의 역할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이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입니다. 


 광해군 8년 당시,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붕당정치로 혼란이 극에 달했습니다. 광해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악몽이 시달리며 점점 난폭해져 갑니다. 그러다 도승지 허균에게 자기를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사람, 즉 자신을 닮은 가짜 임금 역할을 할 사람을 찾으라 지시합니다.


 임금께서 은밀히 이른다.

 “닮은 자를 구하라. 해가 저물면 편전에 머물게 할 것이다”

 “숨겨야 할 것은 조보에 남기지 마라”

 이런 말이 나오며 영화가 시작된다. 


 아침이 되자 임금에게 상투를 매 주고, 수염도 자르고, 손톱관리까지 하며 임금을 꾸며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런 건 평소에 아주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그런데 임금 식사시간에, 은수저가 시커멓게 변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임금은 밥상을 뒤엎고 그릇을 던지면서 식사를 하는 나인들에게 호통을 칩니다. 그러자 모두 임금 앞에 엎드려 “죽여주시옵소서~” 하며 납작 숙입니다.


 임금은 암살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면서 빨리 침소부터 옮겨야 되겠다고 도승지에게 말합니다. 그러면서 빨리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찾으라 명령합니다.


 어느 날, 도승지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서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이라는 광대를 발견합니다. 왕과 똑같은 외모는 물론, 목소리까지 닮았습니다. 그는 또 광대 출신이라 흉내도 아주 잘 냅니다. 그래서 임금과 대면을 시키면서 임금 흉내를 내 보라고 하자, 임금보다 더 임금처럼 말합니다. 


 그러자 광해는 아주 흡족해하면서, 자기 대신에 ‘하선’을 임금 자리에 앉혀 놓고 궁궐을 몰래 빠져나갔다 오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독이 든 음식을 먹었는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만약 이 사실이 대신들에게 알려지면 어떤 변란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도승지는 긴급히 임금을 ‘길상사’로 모시고, 치료를 받는 동안 임금의 자리에는 ‘하선’이 앉아 왕의 역할을 하라고 명합니다. 

 그렇게 해서 궁에 들어온 ‘하선’은 임금이 해야 할 일들을 배우며 조금씩 궁궐 생활에 적응해 나갑니다.

 “명심해라. 궁은 사방에 눈과 귀가 열려 있는 곳이다”


  그런데 하선은 의외로 임금의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군과는 다르게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왕의 모습에 궁정이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거지요.


 하선은 팥죽을 먹고, 그걸 가져온 나인 ‘사월이’ 보고 맛있다고 하고, 상을 내가라고 합니다. 이렇게 칭찬한 적이 없는데, 나인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죠. 그리고 임금이 먹고 남긴 음식으로 궁궐 나인들이 끼니를 때운다는 사실을 알고는, 일부러 음식을 남겨 그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바뀐 임금의 인간성에 나인들은 모두 놀라워합니다. 


 도승지 허균은 임금의 음식에 독이 아니라 약을 과하게 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은밀이 그걸 담당하고 있는 ‘안 상궁’의 행적을 조사합니다. 왕을 죽이려고 일을 꾸몄던 영의정 측에서는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자객을 보내 안 상궁을 죽여버리고, 약의 재료가 되었던 양귀비 밭까지 모두 불태워 증거를 없애 버립니다. 


 하루는 임금이 된 ‘하선’이 팥죽을 가져온 사월이에게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묻습니다. 주저하던 사월이는 겨우 입을 열고 이렇게 말합니다.


 “제 아버지는 산골 소작농이었습니다. 어느 날 관아에서 세금으로 전곡을 바치라 하여 고리를 빌려 세금을 메우다 보니, 빚이 빚을 낳게 하고, 결국 집과 전답마저 빼앗기고, 아버지까지 옥살이를 하게 되었나이다. 그것으로도 가름이 되지 않자, 어머니와 동생은 변방 노비로 팔리고, 저는 참판댁 몸종으로 팔려갔습니다. 혼자 남은 아버지는 결국, 맞은 장이 화근이 되어 해를 넘기지 못하고~”


 “어미는 안 보고 싶으냐?”


 “생사만 알아도 원이 없겠습니다”


 그러자 하선은 왕 노릇이 끝나기 전에 그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호위무사 도 부장에게 말해, 양민들에게 고리를 뜯어낸 강원도 현감을 잡아오라 합니다. 


 그리고 아침 조회 자리에서, 당장 대동법을 실시하라며 강원도 현감을 끌어다 놓고 이렇게 소리칩니다. 

 “저자가 챙긴 고리를 어떤 놈에게 갖다 바쳤는지, 그걸 받아쳐 먹은 놈은 또 어떤 놈에게 줬는지, 내가 저들의 주리를 틀어 그 전모를 밝혀야겠소? 대신들 중 누가 저 놈의 고리를 상납받지 않았다 자신할 수 있소? 호판! 공납을 독점하여 높은 고리의 이익을 취하는 자 즉각 엄단토록 하시오! 형판! 각 관아의 곳간을 열어 취한 쌀과 곡물을 양민들에게 모두 돌려주도록 하시오! 그대들에게 명하오! 대동법을 즉각 실천토록 하시오! 이를 방해하거나 어지럽히는 벼슬아치가 있다면 국법으로 엄하게 다스릴 테니 모두 유념하기 바라오”


 그 대신 역적 혐의로 잡혀온 유종오를 잡아 국문에 처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그런데 나중에 도승지를 통해 알고 보니 그는 중전의 오빠라 하고, 대신들은 그에게 역모의 혐의를 씌워 중전까지 폐위하려는 계획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의 침전에 중전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하선은 자는 척하고 있었는데, 중전은 이렇게는 못살겠다며 은장도를 들고 자해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하선은 벌떡 일어나 칼을 뺏으며 자신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유종오’를 살릴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겨우 달래 돌려보냅니다.


 다음 날 하선은 국문장을 직접 찾습니다. 유종오에게 다가가 어찌 반역을 했는지 묻습니다. 

 “신은 전란 중에 백성을 살피신 어지신 대군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나 지금의 전하는 그때의 전하가 아니옵니다. 간신들에게 둘러 싸이고 여인의 치마폭에 눈이 먼 폭군일 뿐이옵니다.”

 “그래서 반역을 했소?”

 “아니옵니다. 절대 아니옵니다. 그냥 귀를 열고 들으시라 소리친 것뿐입니다”

 “그게 다란 말이오. 당장 이자를 풀어줘라”


 “아니되옵니다. 저자는 역모를 꾸민 자이옵니다.”

 “뭐가 역모란 말이오? 병판은 그리 당당하시오? 그대 머릿속이 진정 이 자보다 깨끗하다 자신하는 게요? 그리 말할 수 있는 자 어디 나와 보시오!”


 이렇게 되자, 신하들은 또다시 중전을 폐해야 한다는 상소를 올리고, 심지어 궐 앞에 우르르 몰려와 엎드려 함께 시위를 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저녁, 중전과 함께 뜰을 거닐고 있을 때, 갑자기 호위무사가 임금의 얼굴에 칼을 겨누고 임금이 아니라고 소리칩니다. 뭔가 눈치를 챈 것이지요. 그러자 옆에 있던 중전이 임금이 맞다고 하면서 저의 몸에 검은 점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지난번 자해소동을 할 때 스쳐 지나가면서 본 점을 기억해 내고 왼쪽 젖가슴 위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중전은 당장 칼을 거두라며, 내가 여기서 젖가슴을 보여줘야 믿겠느냐고 호통을 칩니다.


 호위 무사는 임금에게 칼을 겨눈 죄로 자결을 하려고 할 때, ‘하선’이 그를 말려 목숨을 구해줍니다. 그러면서 “네 목숨은 내 목숨과 같다면서 나를 위해 꼭 소중하게 보호하라”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호위 무사는 크게 감동을 하며 눈물까지 흘립니다. 


 그런데 궁궐 내에서도 임금이 임금이 아닌 것 같다며 소문이 파다하게 퍼집니다. 그러자 소문을 들은 중전은 밤에 직접 왕의 침소에 찾아와 왕의 옷을 벗겨 봅니다. 그런데 예전에 화살을 맞았던 흉터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걸 알고 깜짝 놀라면서 ‘넌 누구냐’ 하며 따지게 됩니다.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은 중전은 당장 이 궁궐을 나가라고 소리칩니다. “네가 정녕 살 수 있을 것 같냐”며 오히려 걱정을 해줍니다. 그때 도승지가 급히 들어와 모든 상황을 중전에게 말하고 며칠만 모른 척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선은 사월이를 불러, 자신이 수고비로 받은 돈 은 20냥을 줍니다. 그러면서 도승지에게 내가 없더라도 이 아이의 어미를 꼭 찾아주라고 부탁합니다. 


 도승지는 내일 아침 마지막으로 상참에서 대신들이 고하면 “경의 뜻대로 하시오” 이것만 하고 야밤에 도망가라고 알려줍니다. 


 드디어 아침 상참 시간에, 신하들이 명나라에 바칠 공물에 대해 보고를 합니다. ‘명 황실 앞으로 은자 45,000냥 등 많은 선물, 사신 강소성에겐 금 1관과 선물, 군사는 기마 500두에, 궁수 3천, 기병 1천을 더하여 2만의 군사를 파병하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신하가

 “그렇게 병사 2만을 차출하면 북방의 경비가 위험할 수도 있는데”

 “대감, 이 나라가 있는 것이 누구의 덕이오? 명이 있어야 조선이 있는 법, 오랑캐와 싸우다 짓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사대의 예를 다하는 게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 사료됩니다. 다음은 태황 태후 앞으로 바칠 품목입니다. 궁녀 40, 황세족 150포”


 이러자, 가짜 임금을 하고 있던 하선은 참다못해 이렇게 소리칩니다. 

 “적당히들 하시오! 적당히들! 대체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요? 뭐라? 이 땅이 오랑캐에게 짓밟혀도 상관없다고. 명 황제가 그리 좋으면 나라를 통째로 갖다 바치시든가? 부끄러운 줄 아시오. 좋소. 경들의 뜻대로 명에 2만의 군사를 파병하겠소. 하나 나는 금에 사신을 보낼 것이오. 명이 두려워 2만의 군사를 파병하였으나 금과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 부디 우리의 군사를 조선으로 무사히 돌려보내 주길 소원한다”


 “전하! 사대의 명분을 저버리고 오랑캐에게 손을 내밀 다니오?”


 “그깟 사대의 명분이 뭐요? 도대체 뭐길래 2만의 백성들을 사지로 내몰라는 것이오? 임금이라면, 백성의 지아비라 불리는 왕이라면 빼앗고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 갑절 백 곱절은 더 소중하오!”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간절하게 외칩니다. 이때 내 속이 다 시원해짐을 느꼈습니다. 과연 진정한 임금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임금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사월이가 피를 토하며 쓰러집니다. 임금의 팥죽에 독을 넣으라고 사주를 받았지만, 그걸 차마 넣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상궁은 벌벌 떨면서 스스로 절도사가 시켜서 그런 것이라며 이실직고합니다. 


 임금은 절도사를 잡아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절도사는 이건 모략이라며 범행을 부인합니다. 그러자 중신들은 긴급 대책 회의를 엽니다. 이때 중신들은 임금이 임금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임금의 가슴에 화살 맞은 상처 자국이 있는지 확인해보자고 말합니다. 


 도승지는 하선에게 빨리 용포를 벗어 놓고 이곳을 떠나라고 하지만 하선은 싫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 지금껏 비루하게 살아왔지만, 지금은 아니오. 사월이 죽인 자를 벌하지 않고선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소”


 “하면 진짜 왕이 되시든가 사월이의 복수를 하고 싶다면,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저들을 용서 못하겠다면,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 그것이 진정 그대가 꿈꾸는 왕이라면, 그 꿈 내가 이루어 드리리다.”


 “난 왕이 되고 싶소이다. 하지만 나 살자고 누군가 죽여야 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 또 죽어야 한다면 난 싫소! 진짜 왕이 그런 거라면 내 꿈은 내가 꾸겠소이다”


 그렇게 해서 도승지는 그동안 임금이 없었던 15일간의 기록을 들고 임금을 찾아갑니다. 다행히 임금 광해는 병을 거의 회복되어 건강을 되찾은 상태였습니다. 임금은 그동안의 기록을 보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파악한 후 급히 궁궐로 들어갑니다. 


 그때 신하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궁궐 안으로 들이닥칩니다. 그러면서 임금에게 몸의 상처를 확인시켜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임금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그들 앞에 나서서 자신의 용포를 풀고 맨몸을 꺼내 보입니다. 거기에는 예전에 화살에 맞았다가 아문 흔적이 뚜렷하게 있습니다. 그러자 신하들은 모두 깜짝 놀랍니다. 이때 광해는 군사를 이끌고 온 중신들을 모두 추포 합니다. 


 한편 궁궐을 빠져나간 하선은 호위무사 도 부장의 도움으로 무사히 포구까지 간다. 하지만 도 부장은 그를 죽이려는 무사들을 막아내느라 자신도 결국 숨을 거두게 됩니다. 


 ‘이듬해 8월, 도승지 허균도 역성혁명을 이유로 참수당합니다. 거기다 5년 후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폐위됩니다. 광해는 땅을 가진 이들에게만 조세를 부과하고 제 백성을 살리려 명과 맞선 단 하나의 조선의 왕이다’ 하는 자막이 나오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진정 백성들을 사랑한 왕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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