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에서 서울 도봉 사이, 그 어딘가
나는 지금 인천 부평구에 살고 있다.
서울 쌍문동에 살다가 지금 나의 반려자와 함께 살기 위해 이사를 한 지, 한 달 정도 되었다.
나에게는 도봉구에 살고 있는 베프가 한 명 있다.
우리는 시간이 맞는 토요일에, '토요미식회'를 한다.
거창할 건 없고, 시간이 맞는 토요일에 함께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근황톡도 하고, 산책도 하고, 문화생활도 하고..
토요미식회를 위해 Y를 만날때면, 기분좋은 우연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근처를 걷는데, 우연히 특별한 상점이 발견된다던가, 서로 책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던가, 그림을 감상하게 된다던가, 서울의 역사적인 장소를 만나게 된다던가 하는 일 등이 그렇다.
Y에게, 너를 만나면 참 신기해, 이런 일들이 생기고 말이야! 라는 말을 한다. 그럼, Y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너가 나를 좋은 길로 이끌었기 때문이지! (그런가? ㅋㅋ 잘 모르겠다.)
어제는 오랜만에 Y를 만나 대학로의 '마가리'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을 들러서 서로 책을 선물한 다음, 내가 예전에 일했던 곳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한양도성 안내센터를 발견해서 들어가 보았다. 서울의 역사가 전시된 곳이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우리 오늘 또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하면서 남은 산책을 마저 했다. 대학로에서 한성대입구쪽으로 넘어가 성북동 길을 조금 걸으면서 아 저기로 가면 길상사 인데, 저기로 가면 나폴레옹인데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Y와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다. 벌써 어언.. 모르겠다, 오랜 우정의 친구가 되었다.
우리의 토요미식회는 계속 될 것이다.
인천 부평과 서울 도봉 사이, 그 어딘가를.. 우리 둘의 시간이 맞는 토요일날 즐겁게 먹고 마시고 걸어다닐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