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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mi Kim Pottery May 28. 2021

나를 위한 시인이 되자

글재주는 없다. '주섬 주섬' 적는 것이 포인트!

허리 통증으로 우울하고 어두운 시기를 보내는 지난 1년 동안 삶의 진도는 나가지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자연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스무 살에 제주도를 떠나 제대로 구경해 보지 못했던 제주도였는데, 1년 전 고향 제주도로 돌아와 허리 재활을 시작하면서 제주도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자연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없다. 그런데, 나는 요즘 들어 유달리 자연을 더 관찰하면서 신비로움을 느낀다. 봄이 되어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 있자니 각양각색 너무나 아름답고, 마당에 처진 거미줄을 보며 감탄을 하고 있고, 꽃 근처를 날아다니는 하얀 나비를 보고 있자면 너무나 황홀하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자연을 보고 있으면 눈의 동공이 풀리고, 온몸에 긴장이 풀린다.

그 기분이 상당히 짜릿하다. 아드레날린이 눈을 통해 내 몸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랄까. 천국이 어떤 곳이냐 묻는다면, 이 기분의 천배가 달하는 곳일 것이다.


이런 말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하면,

은미는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일 테니..

혼잣말로 중얼거리기로 하자.


며칠 전, 제주 서쪽에서 지는 해의 노을을 구경했다.

하늘 저편으로는 달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렇다면 나는 지구에 붙어있다는 것이다! 아름답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의 상상의 나래는 미시와 거시 세계를 왕래한다. 우주를 마주하면 살아있음을 느낀다. 넘쳐나는 감사함을 느낀다.


우주의 입장에서 '삶의 의미'라는 것은 없다.

삶의 의미라는 것은 그저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는 단순하다. 아빠와 엄마가 얼레리 꼴레리 했기 때문.


법륜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사는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고민하면 결과는 우울증으로 빠질 수 있고,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면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자연과학자가 되었어야 했나?

20대에는 그렇게 자연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 내길은 아니었다. 자연을 분석하고 파고들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어제 mbti 성격 테스트를 다시 시도했는데,

이번에도 INFP (열정적인 중재자) 나왔다.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한 줄 알았거늘,

본래 나는 아직 그대로 인가보다.


INFP 열정적 중재자 

: 적절한 은유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상징화하여 다른 이들과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고찰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은유적인 방법이나 작품 속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적 논리나 현실적 유용성 관점이 아닌 넘치는 영감과 인간애, 친절함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상당히 시적인 좋은 뜻 같으나, 사실 망상과 잡생각이 많다는 단점 ㅋㅋㅋ 완전 나.)


나는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인 사람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기로 한다.

글로는 내 감정을 주섬 주섬 적어볼 수 있겠다.


글재주는 없다.

그래서 '주섬 주섬' 적는 것이 포인트이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일부러 멋스럽게 쓰려고 노력하지 않고

능력 되는 선에서 써보기.


나를 위한 시인이 되자. 나만 알아들으면 된다.

행여나 누가 내 글을 알아듣는다면, 감사!


Please feel free to undescrib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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