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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유준 Jul 02. 2015

빛을 읽자.

빛과 그림자만으로 사진을 만들어봐.

사진을 찍는 기술은 본인의 만족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본적인 세팅값을 만질 줄 모른다면 절대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DSLR이라는 비싼 전자제품을 사놓고 '자동' 모드에 놓고 찍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아는 분들은 알만 한 이야기지만, 자동으로 놓고 찍을 거라면 일반 디카로 찍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일반 디카는 각종 모드에 최적화되어 이미 세팅이 저장되어 있는 장치다.

자동모드, 풍경모드, 인물 모드, 야경 모드 기타 등등...

DSLR은 각각 그 상황에 맞춰 스스로 세팅하고 변화를 주고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는다는 게 큰 매력이 되겠다.


사진 공부하기 더럽게 힘들다.

솔직히 그렇다.

단순히 기계가 가지고 있는 기능들을 이해하기도 힘들고

세팅값을 어떻게 놓아야 어떤 사진이 나오는지 알아가기도 참 힘들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특히 '조리개'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조리개 공부하다가 사진 접는 사람들 정말 수없이 많이 봐왔으니까...


많이 고민하고 계신 부분이 국적불명의 단어 '아웃  포커싱'이다.

DSLR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장 만들어보고 싶은 사진이 선명한 피사체에 배경을 훅~ 날리는 사진이다.

그거 한 가지 때문에 그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구매하는 분들이 실제로 엄청나게 많다.

물론 비싼 렌즈들이 더 손쉽게 '아웃  포커싱'을 쉽게 구현해 내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왜 그런 현상 (정확히는 현상이라고 보는 게 맞다. 사진 기술이 아니다)이 일어나는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다.


아!

일단 이놈의 '아웃  포커싱'부터 짚고 넘어가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정확한 표현은 Out of  Focus라고 쓰는 게 맞다.

포커스의 바깥 부분. 즉 포커스가 맞지 않은 부분이라고 이해하면 빠르다.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아웃  포커싱'이라는 단어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나도 잘 모른다;;

차라리 '배경을  날리다'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싶다.


아무튼 사진을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 필수적이고 기초적으로 알아야 하는 단어가 몇 개 있다.


셔터스피드, ISO, 조리개


이 세 단어의 뜻을 이해하고, 각각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만 이해했다면 이론적으로 거의 다 알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근데... 우리는 공부를 잘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생소한 단어들이기에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사진에 대한 기초적인 글을 쓰기 시작했기에 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낸다면

읽는 분들은 난감하고  지루해할 것이다.


그래서 빛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내보려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빛과 사진'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운 명제를 다루는 것이다.

기본과 기초를 터득하고 난 후에 본인의 응용능력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빛이다.

빛을 알아야 그림자를 알게 되고, 그 두 가지를 알아야 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흑백 사진을 한 장 보자.

출처: 김진석님의 사진 (facebook.com/TwinsPhoto)

빛과 그림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흑백 사진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이 사진을 찍을 당시 사진의  우측에서 빛이 오고 있었다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찍은 사람의 왼쪽 등 뒤에 해가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김용의 선수는 햇빛을 가득 받을 수 있었고,  모자챙이 얼굴을 가려주며 카리스마 넘치는 그림자가 생겼다.


왜 남이 찍은 사진은 멋져 보이는데 내가 찍은 사진은 그러하지 못한가?


빛을 읽어보자. 적어도 지금 태양이 어디 떠있는지만 생각하고 찍어도 사진이 달라진다.


선수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사진은 모자가 주는 그림자를 이용하자.

만약에..

이 사진을 찍을 당시 박지규 선수의 정면에서 빛이 오고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저런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고맙게도 태양은 항상 사람보다 위에 있다.

극단적으로 태양이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에는 정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5분도 되지 않는다.


햇살택

그림자 얘기를 했으니 빛 얘기를 좀 하자.

그냥 따뜻한 햇빛이 느껴지지 않는가?

거기에 늘 미소를 머금고 다니는 박용택 선수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는 컷.

빛이 다른 곳에서 오고 있었다면 전혀 다른 모습의 사진이 됐을 것이다.


빛은 햇빛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명탑도 빛이다.

이건 사실 좀... 잘 공개 안 하던 스킬(?)인데...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찍고 싶다면  모자챙 사이로 한쪽 눈만 보이게 찍어보자.

보정만 좀 해준다면 (보정 얘기도  차차 해나갈 예정) 눈빛 절어 보이게 만들어줄 수 있다.


모자 하나만으로도 선수들의 카리스마 이미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이거 기억하고 응용해보자.  '모자챙 사이로 한쪽 눈만 찍기'


사진은 '빛을 담는  작업'이다.

찍는 기술도 중요하고 보정 기술도 중요하고 기계를 다루는 능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근본은 빛이다.


오늘의 글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빛이 어디에서 오고 있으며 그림자는 어느 방향으로 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찍자'


다음부터는 이제 기술적으로 배워야 할 부분을 건드려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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