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한입

LNG선은 극저온 LNG를 싣고 어떻게 운항할까?

by namddang


지난 7화에 'LNG선은 어떻게 운항을 할까?'에 대하여 다음에 얘기하기로 했다. LNG선은 극저온 LNG를 싣고 어떻게 운항할까?


천연가스는 지층에서 발견되는 석유 성분 중 분자량이 작고 끓는점이 낮아서 상온, 상압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성분을 의미한다.

화학적 성분은 탄화수소 가스 혼합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메탄(CH4)이다. 메탄은 탄소수가 1개인 가장 간단한 탄화수소다. 탄소수가 2개면 에탄(C2 H6), 3개면 프로판(C3 H8), 4개면 부탄(C4 H10)이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는 80~90% 이상이 메탄이고, 나머지는 에탄, 프로판, 부탄, 질소, 이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스전의 위치나 생산 방식에 따라 조성은 달라진다.

<메탄 분자 구조 (출처: 위키피디아)>


이러한 천연가스를 냉각하여 액체로 만든 것이 LNG(Liquefied Natural Gas)다. 메탄의 끓는점은 대기압 기준으로 약 -162도다. 다시 말해 메탄가스를 액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162도 이하로 냉각해야 한다. 실제 LNG는 다양한 성분이 섞여 있는 혼합물이기 때문에 액화에 필요한 온도는 정확히 -162도가 아니다. 조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 LNG는 -160도 근처에서 액체다.


천연가스를 힘들게 액체로 만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선박 수송에서 LNG는 단위 질량당 부피가 가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즉, 같은 질량의 천연가스를 그대로 운반하려면 엄청난 부피가 필요하지만, 액체로 만들면 그 부피를 1/600로 줄일 수 있다.

물을 끓여 수증기로 만들면 비록 그 질량이 같지만, 부피가 훨씬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연가스 역시 같은 압력, 같은 질량에서 액체보다 기체의 부피가 훨씬 크다.


그러면 이러한 극저온 LNG를 운반하려면 어떠한 문제가 있을까? 가장 근본적으로 피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운반 중 LNG 증발 문제다.

LNG 저장탱크 내부는 -160도이고, 외부 기온이 30~40도 정도다. 저장탱크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는 거의 200도에 달한다. 따라서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열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단열재로 탱크 외벽을 감싸 열 유입을 줄이더라도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 이렇게 흡수된 열에 따라 LNG 탱크 내부에서 증발한 천연가스를 BOG(Boil Off Gas)라 한다.

액체가 기화하면 부피가 늘어나고, 또 밀폐된 용기 안에서는 압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BOG 생성을 방치하면 압력이 올라서 LNG 저장탱크는 결국 파손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탱크 내부에서 BOG가 발생하면 이를 빼내어 연소 장치에서 태워서 제거한다. 하지만, 이는 상품의 일부를 계속 버리면서 운반하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다.


예를 들어 120,000 m3 탱크에 LNG가 60,000톤 저장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LNG 밀도는 대략 0.5톤/m3이다.) 보통 단열 물질의 열 유입률은 0.076 wt%/day다. 여기서 wt는 weight의 약어이고, 질량%를 의미한다.

즉, 45.6톤의 BOG가 매일 발생한다. 중동 카타르에서 우리나라까지 약 2주간 운항한다고 하면, 약 638톤의 LNG를 그냥 버리는 셈이다. 수십만 달러를 버리면서 운반하기 때문에 선사 입장에서 이 양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NG선은 BOG를 선박의 연료로 사용했다. LNG선이 최초로 도입된 1960년대 이후 약 40여 년간 추진시스템은 보일러-스팀터빈이었다. 탱크에서 발생한 BOG를 보일러로 보내어 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보일러에서 연소하고, 그 열로 스팀을 만들고, 그 스팀으로 터빈을 회전시키고, 그 힘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선박을 추진하였다. 그런데 스팀터빈 추진시스템의 단점은 효율이 30% 정도라는 점이다.

당시 대부분의 다른 선박은 효율이 40~50%인 디젤엔진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LNG선은 BOG를 연료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엔진을 바꿀 필요가 없어서 스팀터빈이 계속 주요 추진원이 되었다.


이렇게 40여 년이 지나 2000년대에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여 프로펠러를 직접 돌릴 수 있는 이중(Dual, 디젤+가스) 연료 가스 주입 엔진이 새롭게 개발되었다. BOG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거나, 필요할 경우 디젤로 전환할 수 있다. 가스 주입 엔진으로 BOG를 연료로 사용하고, 남는 BOG는 다시 액화(재액화 시스템)하여 탱크로 돌려보내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LNG 대부분이 지구 온난화 지수가 높은 메탄이기 때문에 BOG를 그냥 버릴 수 없고, 이를 태운다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를 다시 액화시켜 탱크로 돌려보내면 환경 규제도 피할 수 있다.

또한, LNG 저장탱크 단열 성능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BOG 발생률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재액화시킬 BOG 양도 줄어들어 재액화 시스템 규모와 에너지 소모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마치 단열이 잘된 집에서 적은 냉방으로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LNG선은 극저온의 가연성 LNG를 운반하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이다.

2000년대부터 재액화 시스템, 단열 기술, 추진 시스템이 급격히 발전하며 LNG선의 효율성과 안정성도 향상되었다.

현재도 LNG선 기술은 환경규제, 기술 발전, 경제성이 맞물리면서 주요 시스템이 여러 차례 바뀌고, 지금도 진화 중이다.

지구 온난화,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이산화탄소 등 언뜻 보기에는 선박과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다.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엔지니어는 변화하는 방향을 분석하고, 시스템이 왜 이렇게 변하는지 생각해 보고, 어떠한 시스템으로 발전할지 예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는 자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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