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하라 마리의 맛집과 하루키의 술집을 찾아 떠난 일본 여행
8번째 책 <고베의 발견>을 출간했습니다.
<고베의 발견>은
아주 긴 부제를 달고 있는데요.
'요네하라 마리의 맛집과
하루키의 술집을 찾아 떠난
일본 여행'입니다.
시대를 풍미한
일본 작가들의 특별한 장소를 탐방하고자,
그리고 오버투어리즘을 피하고자 떠난
고베 여행의 스토리가 담긴
<고베의 발견>을 통해
고베라는 도시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나만의 특별한 일본 여행을
계획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책 속의 한 줄을 소개합니다.
먹을 곳은 이미 정했다.
어제 갔던 간소교자엔이다.
1박 2일의 촉박한 일정에 쫓긴
요네하라 마리는
한 접시 더 먹지 못한 걸
못내 아쉬워했지만,
고베에서만
3박 4일을 지내는 나에겐
먹을 기회가 또 있다.
-157쪽-
아무튼 하프 타임의 간판과
차양막에 적힌 영어에는
오자도 보이고
문법상 맞지 않는 표현도 있다.
낡은 간판이랑 차양막을 교체하면서
고쳤을 법도 한데,
오자나 틀린 문법 같은 오점도
가게의 역사라는 듯
그대로 남겨둔 것만 같다.
깡이 있는 가게다.
-171쪽-
1945년 고베 공습 직후에 찍은
사진을 보여줬는데,
정말 주변은 온통
무너진 건물의 잔해뿐이고
모스크만 덜렁 남아 서 있다.
1995년 대지진을 겪고도
끄떡없어서
피난민이 된 동네 이웃들에게
음식과 잠자리까지
무료로 제공했다니,
기적이라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207쪽-
얼굴에 서글픔이 스쳐 지나간다.
이내 눈가가 촉촉해진다.
아주머니에게 요네하라 마리는
그냥 과거의 단골손님이 아니다.
이 가게의 진가를 알아보고
널리 알려준 은인이다.
요네하라 마리의 팬으로서,
나는 그녀가 단명해
그 관록과 기지를
좀 더 읽을 수 없게 된 것이
아쉽다.
하지만 그건
후지하라의 주인아주머니가 느끼는
상실감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225~226쪽-
하버랜드의 은은한 불빛 아래
잔잔하게 물결치는 밤바다.
그 풍경을 누리면서 먹는
7,000원어치 도시락의 맛은
호텔 레스토랑의 값비싼 디너 코스가
부럽지 않다.
-2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