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가장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해외출장'일 것이다.
기자직으로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가 해외출장이다. 필자는 미국, 유럽은 물론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지로도 출장을 갔었다.
출장 기회는 많지만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로 매체 증가를 꼽을 수 있다. 과거 매체가 많지 않을 때에는 출입처(기업)에서 기자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 등을 목적으로 출장을 종종 기획했다. 물론 글로벌 기업이라는 홍보 목적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기자에게 알리면서 자연스럽게 언론을 통해 홍보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매체가 늘어나면서 이런 기회는 계속 줄어든다. 과거 홍보팀에서 10개 매체를 챙기면 됐다고 하면 지금은 30~40개에서 많게는 70~80개 매체를 챙겨야 한다. 게다가 출장에서 제외된 매체는 악의적 기사로 공격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해외 출장 기사가 나오면 경쟁 매체에서는 ‘배경’을 확인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만약 그 매체는 출장 대상에서 제외된 걸로 결론이 나면 응징(?) 하라는 미션이 떨어지기도 한다. 대개 영향력이 큰 매체 위주로 출장을 가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무시됐다’며 응징하라는 것이다.
이런 연유 등으로 몇몇 매체와 함께 가는 출장은 대부분 없어지고 출입 매체 모두에게 출장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만약 예산상의 이유로 매체수를 줄여야 한다면 ‘선착순’으로 한다던지 또는 기자단과 협의해 ‘로테이션’ 방식으로 제안한다. 로테이션 방식은 출입한 지 오래된 기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형태다.
많은 매체와 출장을 가능 경우 자연스럽게 비용도 언론사에서 부담해야 한다. 세계적인 가전 전시회인 미국 가전쇼(CES) 등의 경우 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식대 등을 합해 700만~800만 원을 언론사에서 지불한다. 물론 이 경비는 추후 광고 등으로 상계를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김영란법 시행 이전과는 확연히 바뀌었다.
그렇다고 해도 해외 출장은 분명 기자에게는 큰 기회다. 필자는 2002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게임쇼에 출장을 갔다가 ‘X-Box’로 게임시장을 진출했던 빌 게이츠를 본 적 있다. 단독 인터뷰는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신화적인 존재인 빌 게이츠의 발표를 실제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이밖에도 국내외 전시회는 대부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제품, 기술, 서비스 등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그 행사에 함께하고 궁금한 것을 질문해 답변을 듣고 또한 그 내용을 기사로 만든다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다.
출장 기회는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출장 기회는 많다. 그리고 기자 입장에서는 그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기자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 중에 해외 출장은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해외에 나가게 되면 짧게라도 투어 일정이 있거나 아니면 여유시간이 주어진다. 그때를 잘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해외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