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 하루도 이 세상을 살아갈 기대에 행복했으면 좋겠다.
2017년의 아침들을 기억한다. 새로운 터전을 옮기고, 삶의 변화들을 꾸려나가고 있을 때,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기적이었다. 그 근사한 느낌, 평생에 처음 느껴보는 그 감정들은 내 안에 소중하게 남아서 이정표가 되어준다.
오늘처럼 눈을 떴을 때 계속 누워있고 싶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엔 2017년의 아침을 떠올린다. 나는 약간의 무기력을 느끼고 있구나.
내 안에 작은 비관들이 뭉게뭉게 모여있다. 어머님, 아버님과 식사를 하고 와서 하루 종일 머릿속에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나는 타인의 무기력에도 예민해서 마음을 힘들게 만들 때가 있다. 자식들에게 헌신적이고,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정말 싫어하시고, 자기 삶을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들. 그런 좋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만, 사회에서 책임감 있게 살아온 삶이 즐거운 삶을 뜻하진 않는다.
나는 계속해서 생각한다. 지금의 무기력함과 우울감은 무엇 때문에 생겼는지, 그 배경에 가족의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어떤 고리를 끊어야 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그러한 생각의 흐름 속에서 나는 그분들이 살아온 삶을 내가 다 아는 것도 아닌데 내 멋대로 재단하고, 비관적으로 평가 내린다. 그리곤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비관의 뭉게구름이 번져서 아침에 눈을 떴는데도 그 자리에 머무르고 싶었나 보다. 나는 가끔 상기한다.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그대로가 아니라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내 생각일 뿐이라고. 어머님 아버님이 삶의 어떤 단계 혹은 한 해 중 어떤 시간을 거쳐가고 있으신 거겠지. 그건 그 두 분의 여정에서 필요한 시간일 테고, 그 시간이 지나면 삶은 또 다른 물가로 우리를 안내하겠지. 내 비관은 연민과 우월감과 죄책감이 섞인 나만의 감정일 뿐이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생각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니다.
숨을 들이쉬고 더 넓은 세상과 시간의 흐름을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