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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전원러 Aug 06. 2022

농사 준비의 시작, 밭 갈기부터 비닐 멀칭까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되던 시점에 주택으로 이사를 감행했습니다. 2020년 1월에 집을 계약했으니, 코로나19 때문에 주택으로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7살, 4살이던 아이들이 조금은 더 많이 뛰어 놀고, 자연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 집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습니다. 저녁에 마당 데크에 둘러 앉아 바비큐를 즐기며 텃밭에서 딴 상추와 깻잎을 바로 먹는 로망 말입니다. 그렇게 주택생활이 시작됐고, 동시에 텃밭 생활도 시작됐습니다.


벌써 3년차 텃밭 생활을 시작합니다. 처음 텃밭을 관리할때는 모르는 것도 많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모르는 것이 없는 초록친구가 있으니까요. 초록창 친구에게 물어보면 왠만한 텃밭 지식은 금새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원주택에 살면서 벌어졌던 에피소드를 독자분들께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텃밭에만 집중해서 한번 전해드려볼까 합니다. 초보 텃밭 일기입니다. 2주에 한번씩 텃밭 에피소드로 독자분들을 만나볼까 합니다. 


텃밭의 시작은 밭 갈기


텃밭 농사 준비는 대부분 3월 정도부터 시작됩니다. 2월은 아직 날이 추워서 땅이 얼어있습니다. 삽으로 아무리 눌러봐도 드렁가지고 않습니다. 3월 정도 따뜻해져야 땅이 녹기 때문에 3월 중순 정도부터 밭 갈기를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밭 갈기의 필수품은 역시 '삽'입니다. 울퉁불퉁한 땅을 평탄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겨우내 얼어있었던 텃밭이지만, 잡초들의 생명력은 엄청납니다. 저는 지난 3월말에 미국 출장을 다녀오느라고 4월초가 돼서야 밭 갈기를 시작했는데요. 이미 무수히 많은 잡초들이 제 텃밭을 점령했더라고요. 신기한게, 작물은 잘 안자라는데 왜 잡초들은 이렇게 잘 자랄까요?


우선 잡초들을 다 뽑아줘야 합니다. 사실 이 작업이 가장 귀찮습니다. 그래도 해야 합니다. 나중에 비료도 줄건데, 잡초에게 영양분을 줄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잡초를 뽑은 뒤에 삽과 호미로 굳어있는 흙을 잘게 부숴주고 작은 돌들을 골라냅니다. 군대 다녀온 이후로 텃밭 일을 하면서 소위 '삽질'을 오랜만에 하는 것 같더라고요. 힘들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작물들이 더 잘 자란다고 합니다.

둘째도 아빠를 돕겠다고 나왔습니다. 모종삽으로 밭 갈기를 도와줍니다. 그런데, 내복을 입고 마당에 나왔군요. 


비료와 달걀껍질을 넣어준 뒤 1주일의 기다림


그리고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 비료입니다. 저는 주택에 살기 때문에 근처에 화원이 있습니다. 화원을 가면 계분비료라는걸 팔거든요. 저는 이 계분비료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달걀껍질을 잘게 부숴서 땅에 뿌리면 더 작물이 잘 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먹는 달걀, 껍질을 잘 씼어서 보관했다가 비료 대용으로 뿌리곤 합니다.

제가 밭을 갈때 넣어준 비료들입니다. 좌측 맨 위가 달걀껍질을 으깬 것입니다.


초록창에 찾아보면 석회나 마른 나뭇잎 등을 태워서 뿌리면 산성화된 땅을 중성화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아직 해보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불멍' 때릴때 생각나면 한번 태워볼까 싶기도 하네요.


비료와 달걀껍질을 뿌리고 화원에서 사온 흙도 적당히 뿌린 뒤 땅을 잘 뒤적여 줍니다. 텃밭을 몇번 하다보니, 흙이 좀 부족해진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요즘 다이소에도 배양토 같은 흙을 팔기도 하니, 흙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그런 흙을 좀 사서 넉넉히 넣어주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땅을 뒤적일때는 최대한 삽을 깊게 넣어서 뒤짚어여 합니다. 그래야 잘 섞이겠죠.

밭 갈기는 정말 고된 노동입니다.


이랑을 만들고 비닐멀칭을 하자


그렇게 밭을 잘 갈면, 1주일 정도 그대로 둬야 한다고 합니다. 거름에서 나오는 유해한 가스가 빠져나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렇게 1주일이 지난 다음, 이제 이랑을 만듭니다. 이랑을 만드는 이유는 배수를 쉽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그냥 흙 좌측, 우측을 호미 등으로 파서 안으로 흙을 쌓아 올리면 됩니다. 그리고 두둑을 평평하게 잘 다져주면 됩니다.

비닐 멀칭을 끝내고 이제 모종을 심을 준비가 완전히 끝난 제 텃밭입니다.


이랑을 잘 만들었으면 다음은 비닐멀칭입니다. 사실 비닐멀칭은 안해도 되는 작업인데요. 멀칭을 하지 않으면 잡초와의 전쟁이 펼쳐질 수 있다고 합니다. 비닐로 작물이 자라지 않는 땅을 덮어줘야 잡초가 안자라는 것이죠. 사실 멀칭하는게 귀찮지만, 그거보다 더 귀찮은게 잡초뽑기인지라...가급적 멀칭을 하는게 좋습니다.


멀칭을 하는 것도 어렵진 않습니다.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같은 곳에서 멀칭용 비닐도 팝니다. 비닐로 두둑을 덮어주고 고랑쪽 비닐에 흙을 덮어서 바람에 날라가지 않도록 하면 끝입니다. 요즘엔 절취선처럼 동그란 구멍을 미리 내놔서 모종을 심기 편하게 돼 있는 비닐도 있으니 잘 활용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멀칭까지 했으면 이제 농사 준비는 끝났습니다. 글로 쓰니까 금방인거 같은데, 이 작업을 해보면 시간도 오래걸리고 힘도 들죠.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다 거저 얻어지는건 아닙니다. 농부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초보 텃밭 일기 첫번째 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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