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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May 02. 2019

나홀로 쏠캠 3일차_유네스코 지정 고창 생물권 보전지역

동림저수지, 선운산도립공원을 걷다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호지역 '동림저수지'

고창읍성 주차장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느지막이 마포 바지 방귀 빠지듯 살포시 세나왔다.

고창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이 다섯 군데 있다.
① 고창부안 갯벌 람사르 습지, ② 선운산도립공원, ③ 운곡 람사르 습지, ④ 고인돌 세계문화유산, ⑤ 동림저수지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이다.



그중에서도 동림저수지와 선운산도립공원을 찾았다.
시컴한 가창오리 떼의 장관에 현혹되어 동림저수지를 첫 번째로 들렀다.

동림저수지




그런데 이게 웬걸...
오리 떼의 군무는 보이지 않고 물 위에서 먹잇감 사냥 중인 딱 세 마리의 오리만 봤다.

가창오리는 철새라 이미 시베리아로 이사를 갔던 것!
그럼 저 세 마리는 뭣?




그래서 꿩 대신 닭을 찾기로 했다.
요즘 산란기인 붕어가 생각나서 첨대나 던져볼까 했는데 바로 앞에 현수막이...


​이곳은 낚시 금지 구역입니다



과태료가 300백만 원!
이걸 어떻게 읽는다...

낚시 한 번 한다고 과태료가 300백만 원?
한글로 읽어도 삼백백만 원?

이런 경우를 봤나...
그럼 3억 원이라고?

누가 저렇게 써놨다고 자수까지 했다.
이 글 보시거든 잽싸게 고쳤으면 좋겠다.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호지역 선운산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뽀쪽한 것이 길손을 먼저 맞았다.
빨강, 초록, 노랑이 붙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새 집이었다.

생물보전지역의 섬세함이 묻어 나온다.
주차장에서 첫 번째 들리는 소리가 새들의 합창소리였던 것이다.



주차장에서 도솔천이라 불리는 선암천을 따라 선암사로 향하는 길은 힐링의 공간이다.
세 번째 방문이지만 매번 감탄을 하곤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송악'이다.
멀리서 봤을 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징검다리를 건너서 보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지름 80cm에 키 15m로 절벽에 딱 붙어 자라는 모습에 생명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송악이라 해서 소나무를 연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두릅나무과의 덩굴 식물이란다.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도솔천에 떨어진 나뭇잎과 물 그림자의 반영이 멋지다고 하는데 날씨가 흐려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실력 없는 사람이 연장 탓만 한다더니 딱 그 꼴이다.




며칠 전만 해도 뭇사람의 사랑을 받았을 벚꽃잎이 땅을 수놓았다.
나름 운치 있어 참 좋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라는 김소월님의 진달래꽃 시가 생각나는 길이다.
그럼 사뿐히 즈려 밟아볼까나...




양 길가에 녹음이 제대로 내려앉아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보드라운 연녹색에 시선을 빼앗기는 또 얼마만인가...




물이 유난히 검다.
도토리, 상수리 등 참나무와 떡갈나무의 열매와 낙엽에 있는 타닌 성분이 침착되서 그런다고.


카메라를 물에 비췄다.
나만의 반영이다.




선운사 일주문이다.
기둥이 일직선 한 줄로 세워졌다 해서 일주문이다.

절에 가면 제일 먼저 만나는 건축물이다.
문양이 화려하다.




일주문을 지키는 검둥이
처음 보는데 언제부터 지키고 있었을까...




가을이면 붉은 꽃으로 중생들을 유혹하는 꽃무릇 단지다.
선운사 꽃무릇 하면 전국 제일이 아닐지 싶다.




선운사로 가는 길
석가탄신일을 알리는 불자들의 마음이 와 닿는다.



선운사 템플스테이를 알리는 안내판을 톡으로 정리했다.
연륜이 묻어나는 나무 앞으로 지나는 연등이 이채롭다.


하나보다는 둘이...

산사문화재를 알리는 현수막

봄봄 하는데 이거 한 방 안 찍고는 안 되겠다 싶어 인증샷 남겼다.


초록 따라 바람 따라왔더니 어느덧 선암사 천왕문 입구 극락교에 다 달았다.

극락교 상판을 따라 가지를 뻗은 나무가 손에 닿을 듯 말듯하다.

누군가의 바람이 수북이 쌓였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산선사가 창건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광해군 5년(1613년) 중건되었다.

만세루


선운사 범종

만세루(우)와 대웅전(좌)

영산전 목조삼존불상
약수터, 산사를 처음 돌 때 한 모금, 한 바퀴 돌고 나서 또 한 모금 목을 축이기에 딱 좋다.

누군가의 바람이 절 앞과 뒤편에도 쌓여있다.

선운사 뒤편에는 약 2천 그루의 동백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기상청에서 개화시기를 관찰하기 위해 관측지로 지정했다.



선운사의 대웅보전은 보물이다.
세 분의 부처가 있는데 모두 보물이다.


정연하게 늘어선 연등에서 석가탄신일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선운사에는 고목의 배롱나무가 세 그루 있다.
만세루 옆에 아주 키가 큰 녀석이 보무도 당당하게 가지를 하늘로 치솟았다.


대웅전 좌우에 두 그루가 있다.
세월의 무게를 알 수 있다.


선운사 대웅전의 단청은 화려하지 않았다.
차마 끝도 높지 않았다.

선운사 육층석탑
원래 9층이었다고 한다.

성보박물관
예전에는 개방되었는데 무슨 일인지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선운사를 관람하고 단풍길로 내려오는 길
가을이면 알록달록 이쁠 것 같다.


선운사 꽃무릇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계시는 문화해설사
귀동냥으로라도 들어야 의미가 있다.

선운산도립공원은 선운사뿐만 아니라 주변을 관광자원화했다.
드넓은 선운산 생태숲을 비롯해 선운산유스호텔이 있다.


복분자를 테마로 한 인형들

선운산 야영장 앞의 250년 된 팽나무 보호수
안타깝게도 가신듯하다.


선운산에 야영장이 있다고 해서 부러 찾았다.
공사 중이다.

5년 전 어느 겨울날 하룻밤 신세를 졌던 선운산유스호스텔
새하얀 눈이 겨울바람에 흩날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나할 나위 없이 드높은 하늘이 마치 가을 같다.
약 두 시간 동안 선운사를 비롯해 선운산 생태숲을 싸목싸목 돌아봤다.

바쁠 것 없는 느림의 미학으로 제대로 헤차리 했다.
마음의 여유를 배우고 간다.


출구의 선운산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산 3종 세트
복분자 와인, 복분자 한과, 선운산 막걸리

두 시간의 목마름을 막걸리 한 잔으로 해소했다.
뭐가 들어갔는지 달짝지근하다.

얼큰 청양고추에 된장 찍어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쏠캠의 피로는 칸티에서~
펜이의 최고의 보금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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