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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우 Oct 17. 2021

파도

시 모음집 #5

저 넘실대는 것들이 무섭습니다

발이 흠뻑 젖을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젖은 땅의 가장자리

볕도 메마른 모래 위에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별빛이 파도 끝에 일렁이던 시절

제가 처음으로 당신을 마주했던 날


언젠가 저는

그 물결들이 속삭이는 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저 넘실대는 것들이 무섭습니다

제 발을 흠뻑 젖게 할까 두렵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바다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나는 바다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내가 함부로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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