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집 #10
<나>
여유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잘 미루고 급박하게 한다는 것
일과 삶을 분리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
<사랑>
사랑을 하는 것만큼 부지런한 건 없다는 것
그만한 희생이 따르는 것도 없다는 것
나를 묻히고 다른 사람을 묻힌다는 것
매우 좋고 편안하다는 것
마음이 쓰인다는 것
<일>
뿌린대로 거둔다는 것
가끔은 운이 따르기도 한다는 것
선택한 것엔 책임이 따른다는 것
운명이 있기도 하다는 것
<자취>
혼자 있으면 무력해진다는 것
부모님은 항상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
나에 대한 꿈을 꾸기도 한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는 것
<사람>
사람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그 사람이 나를 모르듯, 나도 그 사람을 모른다는 것
사람마다 나를 다르게 본다는 것
나를 온전히 보는 것은 오직 나일 뿐이라는 것
그러다보면 한없이 외로워진다는 것
그러다가도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
영화에서 나오는 행복한 장면에 눈물 흘린다는 것
그런 사람의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다는 것
<상사>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판단할 수 있는 자리만큼 무서운 건 없다는 것
대부분은 그런 사람을 따른다는 것
나도 그렇게 따라가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
그들도 누군가를 따라가고 있다는 것
<돈>
결코 공평하지 않다는 것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
그래서 한없이 불안하고 숙연해진다는 것
내게 당연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인생>
지금은 결코 아름다운지 모른다는 것
지난 앨범으로 볼 때에야 비로소 깨닫는다는 것
사실 매순간 아름다웠다는 것
<다시, 나>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
그것을 본연의 나로 알고 있다는 것
그렇게 고집을 부린다는 것
상처를 입는다는 것
입힌다는 것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
하지만 아는 척하며 살아야한다는 것
그리고 굳게 믿어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