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집 #12
오랜 사진첩을 열어
너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지난 겨울 봄처럼 다가온 너는
동백의 푸른 잎사귀처럼
언제나 내 곁에 서 있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한파를 맞아 초라해진 나를
유일하게 응원해 주었던 너,
너의 미소는 참 동백 같다
스스로의 모남에 지쳐
너를 뿌리째 던져버리려 했던 날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르겠다
이젠 붉게 물든 동백처럼
내 마음에 꽃핀 너를 돌아보며
나는 다시 다짐하였다
언젠가 설령
이 거지 같은 세상이
너 스스로를 모나게 하더라도
너의 상록을 방해하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적어도 나는
너의 곁에 서 있겠다
괘념치 말자
우리의 찰나는 동백처럼 아름답고
우리의 마음은 상록처럼 영원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