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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아쉬움도 생긴다!

아쉬움이라는 에너지

by 네버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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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경이(5살인 제 아들)와 도서관에 갔다가 공연을 우연히 보았어요. 연주자님이 쉬는 시간에 ‘환경’이라는 주제로 이행시를 하면 선물을 드린다는 즉흥 이벤트를 했어요.


집에 돌아가는 길에 태경이가 아쉽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뭐가 아쉬운지 물어봤어요.


“사람이 많아서 부끄러워서 말 못했어. 퀴즈가 너무 어려웠어.”

그리곤 “사람들이 내가 귀여운 걸 봤으면 좋겠어”라고 하더군요 (ㅎㅎ)


이 말을 듣는 순간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었어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는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서요! (그래봐야 다섯살이지만)


그렇게 대화를 하며 아쉽다는 말을 100번은 하더라고요;; 그런 태경이에게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제 생각을 이렇게 풀어봤어요.


아빠도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면
떨리고 부끄러웠거든.

그래서 처음엔 잘 못했어.
너무 아쉬운거야.

그래서 다음엔 잘 하려고
연습도 많이 했어.
다음엔 잘하게 되더라.

아쉬운 건 좋다 생각해.
다음에 더 잘하려고 하는거니까.

그러니까 너도 처음에 부끄러워도 괜찮아.



이 말을 태경이에게 전하면서 저도 생각정리가 됐어요. 아쉽다 느끼는 것도 에너지고 동력이더라고요. 오히려 두려운 건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무관심한 마음이었어요.


태경이가 100번도 넘게 아쉽다고 했지만, 그 마음이 기특하더라고요.


다음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태경이가 용기를 내볼 수 있을까요? 아마 조금씩은 달라져 있을 거예요. 아쉬워했던 만큼 자라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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