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란 개념자체가 없는 세상이라면
오랜만에 넷플에서 신선한 주제를 다룬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날따라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보고 싶어서 찾아보다 매력 있는 제목에 끌려 보게 된 영화가 있다. '거짓말의 발명(The Invention of Lying)'이라는 이 영화는 리키 저베이스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코미디 영화이다.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없이 진실만을 말하는 세상에서 한 남자 주인공이 최초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과정과 그 결과를 그려낸 영화였다.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각본가란 직업을 가진 이 남자 주인공은 한 여인과 데이트를 하게 된다. 이 여인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당신은 매력이 없다. 오늘의 데이트가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였다. 이런 장면 이후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회사에서 해고된 남자 주인공에게 다가와 '너와 일하면서 증오심을 가졌다, 같이 일하면서 너무 지루했다. 이 루저야.' 등 정말 솔직한 마음의 얘기를 전달하였다. 거짓이 없는 세상에서 저런 말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가 아니었고, 그저 자신이 생각한 것을 말로 내뱉는 진실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 주인공은 방세 800달러를 못 내게 되어 은행원에게 처음으로 300달러만 있는 통장잔고에서 800달러를 꺼내달라고 말한다. 은행원은 이 남자의 말을 듣고' 전산상의 문제로 잔고에 300달러라고 떴나 보다.' 하며 800달러를 꺼내준다. 순간 이 남자는 처음으로 거짓말이란 개념을 깨닫게 된다.
남자 주인공은 거짓말로 자신을 해고시킨 회사에 다시 찾아가 각본을 넣어 영화화시키게 되고, 사회적 지위와 부를 얻으며 성공하게 된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과의 대화를 통해 원하는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희망을 안겨드리려 했던 이 남자는 사후세계에 대한 거짓말을 하게 되고, 진실이 된 이 거짓말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된다. 결국 자신이 내뱉은 거짓말이 곧 진실이 되어버린 이 세상에서 남자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되며, 행복을 안겨주던 거짓말은 사람들에게 점차 논란거리가 되어버렸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단순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우린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살고 있는 건지, 선의의 거짓말과 악의의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는 요즘에 솔직함과 진실된 것이 정말 좋은 것인지, 거짓말은 꼭 나쁜 것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한 세상이지만,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상처를 받을까 거짓말을 내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거짓말이란 개념이 없는 세상이 있다면 사람들은 과연 저렇게 극단적인 사실만을 말하며 살고 있을까? 마음의 소리를 솔직함이란 무기로 내뱉는 세상이 거짓말이 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사람을 볼 때 거짓말이 가장 싫다고 하는 사람은 과연 자신이 내뱉고 있는 말과 행동에 정말 거짓은 없는 것이었을까?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