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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Feb 16. 2024

30대에 친구 만들기, 과연 가능할까?

관계 고민


"30대 이후에 친구 만들기가 어려운 이유는 각자 바쁘게 살기도 하고, 우선순위도 과거와 다르며, 친구에 대한 기준도 어렸을 때에 비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것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려는 경향이 있다." 

- 위키백과, '친구'


위키백과에 '친구'를 검색하면 30대 이후에는 친구 만들기가 어렵다는 내용이 나온다.(백과사전에 이런 내용까지 나오다니 흥미롭다.) 나이 들수록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에 공감하는가? 나아가 나는 왜 좋은 친구가 별로 없는지 고민해 본 적 있는가? 


"70억을 넘어 계속 늘고 있는 인류 집합의 전체는 한마디로 얽히고설키며 촘촘히 연결된 하나의 인적 네트워크다. 모든 사람이 친구의 친구인 것이다. 설령 우리가 아직 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가 새로이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그 네트워크에서 길을 찾아가게 해준다. 누구를 선택하든, 그 사람은 또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할 수 있다."

- 데이비드 버커스, <친구의 친구>, 한국경제신문, 2019, 78쪽


데이비드 버커스는 저서 <친구의 친구>에서 친구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한다. 저자는 연락이 뜸하거나 거의 연락하지 않는 관계에서 새로운 정보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이미 상당 부분 서로의 지인들이 겹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한 유대관계의 인맥은 각자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교류도 뜸하기 때문에 예상치도 못한 다양한 인맥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친구의 친구, 즉 이미 나와 연결된 인맥 네트워크를 질적으로 개선하면 성공의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리 사교적이지도 않고 낯가림도 심한 성격이었다. 영업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성격이다. 그런 내가 영업을 14년이나 했다니 신기하다. 동전의 양면처럼 사람의 단점도 뒤집으면 장점이 된다. 금방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은 반대로 보면 한번 친해지면 오래간다는 뜻이다. 나는 천천히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관계를 맺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좁아도 깊은 인맥을 만들어갔지만, 영업인으로서 네트워크 확장의 과제는 늘 고민거리였다. 사교적이고 낯가림도 없으며 화려한 언변을 갖춘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그들을 통해 그들의 네트워크에 접근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수와 친해질 수 없다면 친화력이 좋은 소수에 집중하는 것이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나만의 최선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 직장 입사 동기 K는 나보다 2년 앞서 이직을 했다. 마당발에 사교성이 좋아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법한 그에게도 시련이 따랐다. 이직 후 출근 첫날부터 고인물들의 텃세와 견제가 심했다. 그는 심각하게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만 했다. 마침내 그가 발견한 돌파구는 타인의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K의 동료 A가 업체 B를 플랫폼에 입점시켜야 하는 미션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하자. K는 인맥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업체 B의 핵심 정보와 키맨(해결사) 연락처를 확보했고 동료 A에게 전달해 주었다. 


이직 5년 차가 된 K는 승진은 물론, 회사에서 적이 단 한 명도 없는 호인으로 인기가 많다. 나도 K와 같은 회사로 이직할 때 K가 연결해 준 동료 L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직 준비를 할 때 L은 마치 자기 일처럼 나를 도와주었다. 고마운 사람에게 입으로만 고맙다고 하지 않고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전하면 더욱 깊고 오래가는 관계가 된다. 당사자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그의 배우자나 자녀를 위한 선물은 효과가 훨씬 더 크다. L 또한 K와 마찬가지로 마당발이라 나는 L와 K를 통해 그들의 인맥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말한 것처럼 '길들여진' 강한 유대관계만이 의미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내 마음의 창문 같은 친구 한 명이 나를 숨 쉬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친구는 네잎클로버와 같이 희소하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고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약한 유대관계는 세잎클로버와 같이 도처에 있다. 오히려 약한 연결의 새로운 발견이 삶에 더욱 큰 의미를 줄 수 있다. 행운에 집착하지 말고 행복을 추구하라는 것이 <친구의 친구>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이 아닐까.


Q. 여러분은 사회 생활을 하며 새로운 친구를 어떻게 만났나요? 약한 연결의 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이학기 반장의 저서 <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중에서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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