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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내일 Jun 10. 2019

인간관계가 골 아픈 사람이라면

어쩌면 골 아프지 않을 수 있는 2가지 방법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관계에 대해 한 번쯤은 문제가 생겼거나, 문제가 발생 중이거나, 문제가 코 앞에 닥쳤거나 일 것이다.

만약에 맞다면 당신의 귀중한 10분을 빌려줬으면 좋겠다. 원래 삶이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얼마 전 인간관계로 인해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한 친구 때문이다.


그날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나란 사람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나는 인간관계에 엄청나게 시간과 노력을 쏟았던 사람이었다. 함께 사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노력은 불가항력에 가깝지만, 그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인간관계를 맺는 '노력'이라는 측면보다 노력으로 인한 '결과'가 매력적이었다.


사모임을 동시에 10개가량 활동했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에서 배우는 무언가가 좋기도 했지만, 그곳에 머무는 사람과의 새로운 관계가 더 좋았다.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사모임보다는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다. 그래서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견딜 수는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모든 인간관계가 질리기 시작했다. 즉,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했다. 상대의 반응과 행동도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보다는 내가 문제였다. 나라는 사람을 속여가면서까지 누군가를 칭찬하고, 응원하고, 배려하는 내 모습이 싫었다. 그런 내가 가증스러웠다.  


어느 가면이 나인가?

 


그날의 이야기다. 사실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직장을 다닐 때 수천 번이고 들었던 평범한 이야기였다. 당연히 나도 화자가 되었던 때다.

그저 직장 상사에게 미친 듯이 깨지고 나서 한 풀이하는 시간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직장생활 7년 차인 친구였고, 2번의 이직이 있었는데 2번 모두 소위 직장 내 인간관계 때문이었다. 그리고 인간관계 때문에 3번째 이직을 앞두고 있을 수도 있었다.


"내가 살다 살다 이런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이전에도 정말 엉망이었지만, 이번 사람은 너무 한 것 같아. 왜 일을 안 할까? 자기 일인데. 왜 모든 일을 나한테 떠넘길까? 내가 만만한가? 성환아, 내가 만만하게 보여? 부장은 그걸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넘기고. 내가 여자라서 그런 걸까?"


그런데 이 친구의 이야기를 좀 더 듣다 보니 직장 내에서만 인간관계의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이 친구의 성격은 예전의 나와 비슷했다. 좋은 게 좋은 거고, 착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왜인지 예전보다 인간관계에 더 예민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직장 말고 밖에서의 인간관계는 어떤지 물었다.


"안 그래도 요즘 몇몇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많이 받아. 어쩌면 직장보다 더 받는 것 같아. 직장이야 그러려니 하는 거잖아. 직장은 월급이라도 나오잖아! 그런데 나머지는 안 그래. 그냥 스트레스받아. 나를 호구라 생각하는 것 같아. 문제가 생기면 도움을 요청하고, 내가 문제가 생기면 바쁘고 고귀한 척 나를 멀리하려 해. 돈도 꿔달라 하고, 갚으라 하면 짜증내고. 며칠 전에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한 친구가 새벽에 전화 와서 남자 친구랑 헤어졌다고 징징거리길래, 몇 시간 뒤에 출근해야 한다고 하니까 '너는 친구가 헤어졌는데 출근이 중요하냐고' 하길래 그날 밤새서 이야기 들어줬어. 이별 이야기 들으면 나라고 기분 좋겠어? 나는 동화도 잘 되는 편인데. 몸도 마음도 피곤한 상태로 직장 가니 더 짜증 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


역시나 문제는 따로 있어 보였다. 친구 말대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이미 어느 정도 감안을 하는 게 보통 사람이다. 감안을 한다는 것은 대비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적인 주위는 그렇지 않다.


권투를 하면 상대의 주먹에 맞아도 그나마 버틸 수 있다. 왜냐하면 상대의 주먹은 아픈 것을 알고 있고, 아픔을 견디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맞는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구랑 대화하다가 뜬금없이 친구가 배를 툭 치면, 명치라도 맞으면, 순간 호흡이 막힌다. 짜증은 둘째치고 아프다. 아프니 더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야기를 어느 정도 듣고 나서 내 이야기를 덧붙이며 어느 정도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랬더니 친구가 그랬다.


너 왜 이리 달라졌어?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권투에서 얼마나 많이 맞는가? 그래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대비를 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인간관계에 관해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예전에는 인간관계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나를 아는 친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거짓이 아니다. 2가지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1. 인맥관리와 인간관계는 다르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인맥관리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사업으로 성공이라는 목적지까지 가는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평범한 직장생활을 원하는 사람에게도 포함되는 이야기다. 진급을 위해서는 인맥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대부분 안다.


예전의 나는 인맥관리가 인간관계이며, 인간관계가 인맥관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나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인가?'라는 기준이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인맥관리이고 아니라면 인간관계다. 이게 이해된다면 이후에는 간단해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조금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그것조차 원하지 않는다면 욕심쟁이다. "나는 욕심쟁이 할래요!" 한다면 뭐 말릴 방법은 없다. 그런데 언젠가는 불편을 넘어 문제가 생길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예상치 못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불편의 감도가 조금이 아닌 과할 때가 골 아파진다. 이때는 방법이 두 가지밖에 없다. 인맥관리를 더 열심히 하던가, 아니면 놓던가이다. 어중간한 태세는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어쩔 수 없다. 과한 불편을 느끼기 전까지 스스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인간관계는 간단하다. 내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관계의 폭을 조절하면 된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거나 좋은 관계로써 유지하고 싶다면 깊게, 그렇지 않다면 얕게이다. 대신 깊고 얕음의 넓이는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그것마저 누가 대신해줄 수는 없다.


그런데 1번보다는 2번이 더 중요하다.

훨씬 어렵지만.



2. 모두가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요즘 내 입에 붙은 말은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겠지.'이다.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겠지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 생각도, 행동도, 과정도, 결과도.

이것만 이해하면 인간관계는 쉽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년에 몇 천권의 인간관계 관련 책이 나오고, 유튜브에 영상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할수록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등바등거리며 벗어나려 해도 스트레스만 더 쌓일 뿐이었다.


그런데 긴 여행을 통해 많이 달라졌다. 세상에 있는 별별 사람을 다 만나고,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별별 상황을 다 겪고 나니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내 것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다름을 계속해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위와 같은 이유를 만들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가 있다. 국가든, 사회든, 가정이든, 스스로의 결정이든. 이해가 되지 않을수록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면 좀 더 편하다.


회피는 아니다. 덜 스트레스받으면서, 더 좋은 인간관계를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10분이 흘렀을 것이다. 도움이 안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속는 셈 치고 한 번 적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생각 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인간관계를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당신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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