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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tree May 10. 2024

[ FFFFTFFFF ] 태국에서 기록하는 팀장 일기

태국에서 디자인 팀 리드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 (7)

#7. 나의 팀원이 되어줄래?


 작년 중순 이 회사에 온보딩을 하였고 10월 경 디자인팀에서 첫 번째 퇴사자가 나왔다. 비디오 에디터 시니어 레벨의 친구였고 사유는 이 전에 쓴 글에 있다. 이후 11월부터 디자인 팀원을 충원하기 위한 고독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비디오 에디터의 경우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뉜다. 말 그대로 비디오 영상을 편집하는 에디터, 모션 그래픽을 주로 하고 사이드로 영상 편집을 하는 에디터 그리고 이 두 분야를 함께 할 수 있는 에디터가 된다. 내가 원하는 레벨은 두 분야 모두 할 수 있는 친구였고 자세한 내용을 모두 적어 인사팀에 보내어 이곳저곳으로 공고가 나가기 시작했다. 태국의 구직 사이트인 Jobsdb와 LinkedIn 등 다양한 플랫폼에 공고가 올라왔고 나 또한 주변의 지인들을 찾아보았다.


나의 팀원이 되어줄래를 외치고 있는 너굴맨씨


 한국에서 일을 했었을 때에도 팀원을 뽑기 위해 채용공고를 내고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땐 과장 직급에서 채용을 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엔 팀장 직급에서 팀원을 뽑는 것이라 모든 것이 내 책임으로 다가왔다. 팀원을 관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순서에 신경을 써야 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나 비디오 에디터는 본인만의 포트폴리오, 비디오 릴스 있다. 이것은 '내가 이런 사람이다. 그동안 이런 작업들을 했다'를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요즘은 거의 비핸스(Behance)나 SNS를 통해 작업물을 업로드한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포트폴리오의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역시 시니어 디자이너 레벨까지는 매월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했고 누군가 필요하다면 바로 링크를 공유를 했었다.

 포트폴리오, 비디오 릴스는 그 사람의 작업을 검증하는 단계로 디자이너, 비디오 에디터를 채용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리고 인터뷰 때 이 사람이 이 작업들을 진짜 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약 3분만 이야기를 해봐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디자이너, 비디오 에디터는 학벌을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이것은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큰 자산이자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큰 무기가 되어준다.


 다시 채용 과정으로 돌아오자면, 2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시니어급의 비디오 에디터 채용은 정말 쉽지 않았다. 여러 채용공고 사이트와 헤드헌터, 지인 추천 등등을 모두 합산해 보았을 때 약 100여 건 이상의 포트폴리오와 비디오 릴스를 받았다. 그중에서 스크리닝 과정을 거치고 1차 인터뷰까지는 약 20건 정도가 이루어졌다. 포트폴리오가 괜찮고 면접에서의 태도가 좋으면 사전 과제를 제안했다.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중간에서 스스로 연락을 끊은 지원자도 있었고 사전 과제 제출을 거부한 지원자도 있었다. 이런 경우는 크게 아쉽지 않았지만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 지원자가 잠수를 탔을 땐 마음이 조금 쓰리기도 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도 한층 더 사람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인사팀과의 협업을 통해 어떤 식으로 인터뷰를 이끌어가는 것이 효과적인 지도 알게 되었다. 결국 삶의 모든 것은 배움의 과정인 것 같다.

여러 이유로 드랍된 지원자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약 5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스페셜리스트, 시니어 비디오 에디터의 온보딩이 확정이 되었다. 스페셜리스트 급의 친구는 경력, 태도, 사전과제 등등 모든 것이 좋았다. 이 친구는 3개월 프로베이션을 마치면 비디오팀 리드로 올릴 생각이다. 그리고 시니어 비디오 에디터의 경우도 좋았다. 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친구이다.

 우여곡절의 시간이었다. 때때로 내가 이러려고 회사를 다니나라는 회의감이 몰려왔지만 이러려고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게 깨닫고 스스로 힘을 냈었다.

 아직 그래픽 디자이너 2명의 충원이 더 남아있다. 하반기에 들어올 큰 프로젝트들을 대비해서 미리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고 보니 벌써 5월의 중순이 되었네?


 나는 앞으로 또 어떤 친구들과 이곳에서 함께 지지고 볶으며 일을 하게 될까? '내 팀원이 되어줄래?' 1탄은 여기에서 마무리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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