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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남술사 Jul 15. 2019

소설 악마 #1

악마가 나에게 다시 왔다. 25년만에..

2019. 7. 15.


25년 전 악마를 만났던 일은 역시 꿈이 아니었다.

최근 며칠 동안 25년 전 그날의 일이 꿈에 나온다.

처음에는 단순한 꿈인 줄 알았지만 꿈이 아니다. 

내가 겪은 분명한 현실이다.

아무도 못 믿겠지만 25년 전 악마와 계약했다.

지금까지 전혀 모른 채 살았다.

특별한 것 인생인데 갑자기 생생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며칠 동안 꿈에 나온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1996. 7. 15.


25년 전..

중학교에 막 입학해 머리를 빡빡 밀었던 기억.

내 중요 부위에 털이 난다면서 같이 목욕하던 친척동생이 놀렸던 기억.

이건 내가 경험한 사실이다. 기억이 생생한 추억이니까.

25년 그 날 1996년 7월 15일.

잊을 수 없는 그날 내가 확실하게 기억나는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빗소리에 잠을 뒤척였다. 

비가 참 많이 오는 새벽이었다.


두 번째.

잠에서 깨면 월요일이다.

주말에 신나게 놀았던 기억은 뒤로하고 죽을 만큼 가기 싫은 학교에 가야한다.

사춘기에 막 접어든 중학교 1학년의 나는 흔히 말하는 왕따였다.

나는 수업시간보다 쉬는시간, 점심시간, 청소시간이 더 싫었다.

쉬는시간 없이 수업하고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나에게 말 걸어주는 사람은 선생님뿐이었다.

선생님이 나를 혼내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었다.


아니, 나에게 말 걸어준 사람은 선생님 외에 한 명이 더 있었다.

흔히 말하는 일진.

그저 또래 보다 힘이 조금 쌔고 욕을 잘 했으며 목소리가 큰 동창생일 뿐이었다.

근데 누구도 그 녀석 앞에서는 조용했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던 그 녀석..

그 녀석은 쉬는시간 가끔 나를 찾아왔다.

자신의 존재감을 나로 뽐내고 싶어했다.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나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나로 인해 우리반은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고 유일하게 나만 웃지 못했다.

그렇게 잘나보이던 그 친구를 미워하는 사람은 반 애들 중 오직 나뿐이던 것 같다.

단순히 내 운동화가 더럽다는 이유로 나는 반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무슨 이유인지 내 교복의 단추가 하나 떨어진 것이 전교에 소문이 났다.

자고 일어나면 월요일이라는 것.

이게 내 두 번째 기억이다.


세 번째.

25년동안 이 기억은 없었다.

38살의 나에게 갑자기 25년전 그날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래.. 이건 너무 생생하다.

1주일 정도 "꿈이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지냈다.

그날 악마가 내게 해준 한마디에 그 날이 경험이 꿈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 너와 계약을 하러 왔어. 앞으로 살면서 네가 갖고 싶은 능력을 하나만 말해봐. 내가 너에게 줄게. "


악마의 생김새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인형처럼 작고 귀여웠다. 눈이 매우 컸고 팔은 마치 실처럼 가늘었다.

하지만 힘이 매우 쌔 보였다.

자신의 몸보다 몇 배는 큰 무언가를 들고 있던 기억이 있다.

매우 무거워 보였지만 악마는 한손으로 가볍게 들고 있었다.

빗속에 잠을 설치던 나에게 갑자기 나타난 악마. 

당연히 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때의 나는 지독한 따돌림에 시달려서 다양한 꿈에 시달렸으니까..

나는 악마의 말에 아무생각 없이 대답했었다.


“그래? 내가 갖고 싶은 능력은 돈도 힘도 아니야.

그건 바로.........."


악마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좋아. 내가 그 능력을 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내가 너의 삶의 반을 가져갈게. 

나와 계약이 성사되면 너는 40살에 죽을거야. 

악마를 만지나도 못하고 젋을 때 요절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알지?

너는 선택 받았고 그 사람들에 비하면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한거야.

하지만 넌 죽는 날까지 너가 말한 능력이 뭔지 모르게 살거야.

너가 죽기 하루 전, 그러니까 우리 계약이 끝나기 하루 전에 그 능력이 뭔지 너에게 말해줄게.

넌 일생동안 나를 만난 것과 능력을 받았다는 것도 모르고 살겠지만 그 능력은 너에게 계속 있을거야.

그리고 나는 네가 죽기 전 2년 전에 너에게 나타날거야.

내가 나타나면 넌 나를 만났던 기억이 되살아날거야.

하지만 그 능력은 모른채 살거야.

넌 40살에 죽으니까 38살이 되는 날 오늘 너에게 갈게.

나도 바쁘고 계약한 수 많은 사람이 있지만 그게 악마의 룰이거든.

나는 수천년동안 많은 사람들과 계약했었어.

그 사람들 중 일부는 죽기 싫어서 악마를 쫓고 싶어했지.

2년 후 자신이 죽을 걸 알게 된 그들은 죽기 싫었던거지.

자신의 행복한 삶을 더 살고 싶어했던거야.

결국 그들은 악마를 멀리하는 주술을 만들었고 우리는 그들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어.

악마는 신이 아니잖아.

그렇게 악마를 이길려고 발악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악마를 이겼고 우린 그들의 시간을 받지 못했어..

능력만 뺏긴 샘이지.

악마가 능력을 줬으면 삶의 반을 줘야하는데 그걸 받지 못한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진화해서 이런 일이 많아졌지.

악마의 실수로 인간에게 40년을 못 받으면 우리는 400년을 더 악마로 살아야 해..

그리고 자신이 죽는 걸 아는 사람들 중 죽는 날을 기다리지 못해 스스로 죽는 사람들도 생겨났어.

자신의 대상이 자살하면 악마는 그 삶을 받지 못해.

모든 악마는 전생의 죄에 따라 할당량이 있어.

그래 이왕 말 나온김에 말하자면 나도 악마가 되고 싶어서 악마가 된 건 아니야.

나는 천년의 시간을 채워야 사람으로 환생 할 수 있거든.

네가 사실을 알게 된 후 2년 동안 너를 죽지 않게 하기위해 악마들은 그 책임을 하도록 정해졌어.

2년 후에 죽어야하니 먼저 죽지 못하게 하는거지.

2년 후 너는 남은 인생을 나에게 줘야 해.

너는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은 탁월한 능력을 선택했어.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27년이야. 

자 이제 너의 선택이야.


잠결에 들은 악마의 말은 참 길었지만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잠결에 나는 대답했다.


"그래 좋아“


그리고 악마의 마지막 말.


"이걸로 계약은 성사되었어“


에어컨도 없던 여름, 습하고 더웠던 25년 전 그날 내가 생생하게 기억하는 세 가지다.

근데 그 능력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19. 7. 15


며칠 전부터 꿈에 나왔던 것이 바로 이 악마와의 만남이었다.


지금 깨달은 결론.

2년 후 오늘 내가 죽는다는 것..


그런데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가.

38살의 나이에 결혼도 못하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다. 

중학교 동창이자 나와 가장 친한 친구 민재는 벌써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대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민준이는 자신의 음악재능을 살려 작곡인의 삶을 살았있다.

그의 재능은 일찌감치 인정받아 현재는 유명가수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프로듀서로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남부러지 않은 럭셔리한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내 또래 주변 누구를 봐도 나보다 불행 해 보이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나도 민준이처럼 예술적 재능이라고 달라고 했으면 얼마나 멋진 삶을 살았을까?


지금의 나는 수년 전 크게 사업에 실패 해 아직도 빚에 시달리고 있다. 

매일 힘들게 돈을 벌지만 내가 번 돈의 반이 이자로 나간다.

이렇게 살아서는 원금을 갚을 방법이 없다.

나는 오늘 저녁으로 1,000원짜리 컵라면을 먹지만 하루에 50,000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그래 사업실패는 남자라면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의 불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31살의 매우 젊은 나이에 위암판정을 받고 위의 일부를 절제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여 수술로 완치가 되었지만 약 1년 남짓 병원에서 살아야 했다.

그때의 고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고 지금도 휴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의 나는 가난하고 건강도 좋지 않다.

170cm 남짓한 키에 머리숱도 점점 빠지고 살은 꽤 올라있어 적인 매력도 찾아 볼 수 없다.

나는 악마에게 무슨 능력을 달라고 했길래 이렇게 불행한 삶을 사는 걸까?

왜 행복이나 재물, 재능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그런 걸 바라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을까?


아니, 과연 악마가 진짜로 나에게 능력을 주었을까라는 의구심이 강하게 생긴다.

악마가 능력을 안 주고 내 삶의 반만 가져간 것이 분명하다.

뭐가 됐든 능력을 받았으면 지금 내 삶이 이렇게 비참하진 않을 것이다.

악마가 나에게 사기를 친 것이 분명하다.

사람에게도 당했던 악마였는데 악마라고 사람에게 사기를 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는가?

능력을 받지 않았다는 의문은 확신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드는 한 가지 의문.


"진짜 내가 2년 후에 죽을까?"


25년 전은 비가 참 많이 왔었는데 오늘은 비가 안 온다.

벌써 새벽 2시를 향해간다.

잡생각 그만하고 내일을 위해 일단 자야겠다.



"또 꿈인가??

내가 25년 전 만났던 악마구나.

얘는 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거지?

이 악마는 늙지를 않는구나 25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



25년 전 악마의 한마디가 머리속을 스치며 잠이 확 달아났다.


"넌 40살에 죽으니까 38살 오늘 너에게 갈게.“


악마가 나에게 왔다.

25년만에..




글쓴이의말


본 소설은 글을 처음 써보는 것과 다름 없는 일반인이 취미로 쓰는 글로 모두 허구입니다.

주인공의 심리와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1인칭 시점으로 글을 전개 할 예정입니다.

내용과 등장인물은 당연히 모두 허구입니다.


글을 모두 완성하고 오타, 문맥등을 수정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많은 오타와 함께 문맥상 이상한 부분도 많을텐데 그런 부분은 댓글로 지적 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재밌게 보시길 바겠으며

혹시라도 이 글이 재밌으시다면 작은 댓글하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악마는 가제이며 제목을 추천도 많이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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