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만 떠오르시나요? 생각보다 다양해요.
사진=사진관?
다음 3화에서는 "왜? 사진관을 창업하고 싶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그 질문 전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왜? '사진'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는지가 궁금해요. 사진관=사진, 비슷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진'이란 아이템으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사진관'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사진'으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을 깊게 고민해 보셨나요? '사진'하면 '사진관'만 떠올리셨나요? 저의 먹거리 아이템은 '사진'이 맞아요. 하지만 사진관은, 그것도 '증명사진관'은 '사진'으로 하고 있는 일의 한 부분일 뿐이죠. '사진'을 중심으로 어떤 세부 비즈니스가 있는지 살펴보고, '사진'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도 생각해봤으면 해요. 그러고 나서 다음 3화엔 '사진관'이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다양한 부문의 스냅사진작가
'사진'을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선택했다면, 사진관이 먼저 떠오르긴 합니다. 하지만 스튜디오 공간이 필요한 사진관 말고, 카메라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스냅사진작가도 있어요. 웨딩스냅, 돌잔치스냅, 데이트스냅, 행사 및 공연촬영, 여행 관광객 촬영, 출장 음식사진 촬영, 출장 증명사진 촬영, 인테리어 사진촬영 등 전문분야가 제법 다양해요.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독특한 영역의 스냅작가로 활동할 수도 있죠. 직업 현장을 방문해서 전문직종의 아이덴티티가 잘 표현되도록 프로필을 촬영해 주는 사진작가도 있어요. 역시 스튜디오는 필요 없고, 현장촬영이 오히려 더 멋진 프로필을 완성하는데 도움이 되죠. 전문직종의 인물프로필을 현장에서 촬영하는 작가가 공간을 담아내는 인테리어 사진촬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어떨까요? 현장에서 프로필 촬영뿐 아니라, 인테리어 사진촬영을 대행해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겠어요. 동네 상권이 전부인 '사진관'에 비해 스냅사진작가는 기획하기에 따라서 영업 범위는 꽤나 넓어집니다. 해외로도 활동 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으니까요. 공간 대여를 위한 보증금과 임차료 부담도 없습니다. 큰 비용을 들여 인테리어를 할 필요도 없죠. 카메라와 노트북만 있으면 전국 어디에서나 영업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몇 장 공유할게요. 이런 사진도 모두 돈이 되는 사진들입니다.
사진관을 운영하지 않아도 프리랜서 스냅작가로 활동하면서 촬영할 수 있는 사진들입니다.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기본적인 사진이론을 바탕으로 나만의 촬영스타일로 영업이 가능합니다. 촬영에 대한 감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영역으로 느껴진다면, 사람과 대면하지 않으면서 학습을 통해 촬영방법과 구도 및 후보정을 배워서 영업할 수 있는 부문은 인테리어 사진촬영이 있습니다. 꾸준한 수요가 있는 영역이에요.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늘 촬영수요는 있습니다. 작가양성반을 통해 교육을 받은 후 활동하는 인테리어 사진작가도 있고,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업체에서는 교육을 받고 직접 촬영하기도 합니다. 역시 스튜디오 공간은 필요 없죠. 인테리어 사진수업도 시공현장에서 주로 하니까요. 학습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는 감각 수준이죠. 오히려 감각에 의존해서 촬영해서는 안되고 정해진 기준에 맞추어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이 가능합니다.
*만약 이 글을 보고 인테리어 사진촬영에 관심이 생겼다면 브런치북에 비법공개 글이 연재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brunchbook/zipsajin
'사진' 좀 하세요? 그럼 덜컥 공간부터 얻지 마시고,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와 노트북으로 스냅작가 활동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초기엔 '크몽'이나 '숨고'같은 매칭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도 필드에 진입하는 방법 중 하나예요. 덜컥 사진관부터 오픈해 놓고, 상가주에게 임차료를 내기 위해 열심히 외부 스냅촬영 활동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사진 초심자가 오픈한 증명사진관보다 사진 좀 한다는 분이 오픈한 사진관이 오히려 실패하는 확률이 높은 것 같아요. 카메라 좀 만질 줄 알고 사진 좀 찍는다는 것과 성공적인 사진관 사업과는 의외로 크게 관계가 없어요. 스튜디오 사진촬영을 제대로 이해하고 촬영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그런 것 같아요. 나 사진 좀 찍는다는 소리 듣는다 싶어 창업을 고민하신다면 스냅사진 부문부터 가볍게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스튜디오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얻어, 꼭 매장을 오픈하고 싶다면 마인드셋을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 3화에서 좀 더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그래도 공간은 필요할 것 같으세요?
스냅작가로 활동하다 보면 다양한 의뢰를 받게 됩니다. "혹시, 제품촬영도 하세요?", "의류쇼핑몰 운영 중인데, 모델 피팅촬영도 가능하신가요?" "작가님의 스냅촬영 색감과 구도가 넘 맘에 들어서 제품촬영과 스튜디오 모델피팅 및 룩북촬영도 의뢰드리고 싶어서요" 이런 말이 들릴 때가 있죠. 이럴 때 대부분의 스냅작가들은 "오호~ 사진관 차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공간'의 필요성부터 덜컥 느끼게 되죠. 예약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는 렌털스튜디오를 전전하는 것도 지겹고, 인테리어도 내가 원하는 데로 꾸미고 싶고, 떠돌이 생활을 종료하고 안정적으로 스튜디오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싶은 욕심에 '스튜디오 공간'을 얻고 싶어 집니다.
어떨까요? 성공확률이 보이시나요? 케바케이긴 하겠죠. 작가의 역량에 따라 너무도 다른 결과가 만들어질 테니까 말이죠. '공간'의 문제보다는 '사진'에 대한 생각이 먼저 필요해요. 실내공간에서 촬영하는 '사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하죠. 고가의 카메라에 의존해서 촬영할 수 있는 건 야외 스냅까지만 도움받을 수 있다고 봐야 해요. 또한 실내공간에서 진행되는 스튜디오 촬영은 조금 다른 결의 비즈니스예요. '사진'만으로 해결이 안 되죠.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기본적인 틀을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 나만의 틀도 만들어야 해요. 단순히 나만의 감각을 발휘해서 결과물을 완성하면 위험할 수 있어요. 필요에 의해서 의뢰하는 상업사진은 기준이 필요해요.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사진을 구현해줘야 해요. Professional photographer 가 바로 이런 일을 하는 사진가예요. 광고촬영만 해당되는 건 아니에요. 일반고객을 맞이하는 사진관도 같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해요. 내가 찾아가서 서비스하던 비즈니스에서 고객을 불러들여야 하는 비즈니스로 바뀌게 되죠. 야외 스냅촬영에서도 성공적이었다면, 나만의 틀과 루틴이 존재했을 거예요. 그걸 공간 내에서 새로운 시장에서도 만들어내야 하는 거예요. 이런 부분이 선행되지 않고, 렌털스튜디오가 아닌 나만의 공간부터 덥석 마련한 후에, 그런 수요를 잡을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만으로 스튜디오 공간을 오픈하게 되면, 위험할 수 있어요. 곧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죠. [*외부활동이 많아서 아까운 공간 부득이하게 내놓습니다.]라는 말로 시설비라도 건져보고 싶은 맘에 곧 매물을 올려놓게 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도 좋아서 시작한 사진인데, 사진이 싫어질 수도 있어요. 취미가 직업이 될 수도 있는 몇 안 되는 직업군 중의 하나죠. 그래서 사진가의 직업만족도는 제법 높은 편이긴 합니다. 취미일 때가 좋았을 수 있습니다.
그럼 스튜디오에서는 어떤 종류의 사진으로 돈을 벌까요? 몇 가지 종류를 보여드릴게요.
이외에도 다양해요.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고 상업사진은 뛰어드는 게 맞긴 해요. 물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그 경험 속에서 노하우는 쌓이게 되긴 합니다. 하지만 기본기라고 말씀드린 건 경험에 의해서 얻게 되는 노하우를 모두 갖추고 시작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아요. 시행착오가 아닌 겪게 되는 경험들이 노하우로 전환되려면 상업사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출발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잘못된 출입구로 들어서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막다른 길에 도달하는 미로 같은 거예요. 그래서 사진 좀 한다고 쉽게 상업스튜디오를 오픈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거고요.
사진 강사로 활동할 수도 있어요.
경험이 쌓이면 사진을 강의할 기회도 생겨요. 취미사진부터 상업사진까지 다양한 영업부문만큼 교육수요도 있습니다. 사진관을 오픈하고 싶은 예비창업자를 교육하는 창업반 강사로 활동할 수도 있고, 프리랜서 사진작가를 목표하는 예비작가를 위한 작가 양성반을 운영할 수도 있어요. 사진을 전공해야 가능할 것 같지만, 대학의 정규 사진학과를 졸업했다고 단순히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경험이 필수죠. 그렇다고 경험만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긴 합니다. 사진 강사 본인이 제대로 촬영할 줄 알고, 고객만족을 실현시켜 온 질 좋은 경험이 필요하죠. 경험을 커리큘럼화 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비전문가가 일반어로 쏟아내는 요구사항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기술적 번역 능력도 갖추어야 가능합니다. 사진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서, 사진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하는 작가님들이라면, 취미사진을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세요.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만약 쉽게 가르칠만한데라고 느낀다면 그 교육내용이 평범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주변 지인을 교육하는 건 문제없지만, 수강료를 받고 진행하는 사진 교육사업으로 발전시키기에, 특별한 강점이 될만한 나만의 강의 킬포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해요.
기타 비즈니스
사진촬영과는 관계없지만, 몇 가지 관련 비즈니스를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1. Retoucher : 원본데이터를 받아서 사진을 수정하는 작업을 해요. 쇼핑몰 상세페이지 작업, 웨딩사진, 광고사진, 앨범 및 액자 편집 등이 있어요.
2. 인화, 앨범 및 액자제작 : 제조업에 가깝지만 사진으로 하는 비즈니스죠. B to B, B to C 모두 가능하죠. 사진원본을 받아서 편집하는 리터쳐일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요.
3. 현상소 : 아날로그 필름을 현상하고 스캔해 주는 현상소도 아직 남아있어요.
4. 사진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대리점 및 온라인 쇼핑몰 : 촬영용 조명, 카메라, 관련 보조기구를 제작 및 판매하는 비즈니스도 가능해요. 저도 상업사진용 조명기구를 개발했고, 2024 디자인 코리아에 시제품이 전시되었죠. 양산을 준비하고 있고, 관련 장비들을 R&D하고 디자인 개발 하고 있습니다.
5. 사진관 앱 개발 : 플랫폼 비즈니스도 가능해요. 사진관련한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앱개발에 도전해 볼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고민하게 된 배경을 다시 생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사진' 자체에 대해 내가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두는 편이 더 좋을 수 있어요.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다른 취미를 찾아야 할지도 몰라요.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 영역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일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전 사진이 취미가 아니에요.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사진 찍는 게 너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사진을 잘하기 때문에 즐겁게 하고 있어요.
다음 3화에서는 '사진관' 비즈니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