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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Centered Innovator Oct 04. 2022

현명하게 접근하는 '카피캣' 전략

소소하지만 쌓이면 미래가 완벽해지는 비즈니스 & 서비스 기초 #2

요즘 반려동물이자 가족으로 고양이와 함께 사는, 흔히 집사라 부르는 사람이 주위에 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와 서비스 업무에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로부터 파생된 용어  내용이 있어 이 글에서 다루려 합니다. 다들  번쯤 이야기   있을 '카피캣(Copycat)'입니다.


카피캣의 의미


카피캣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우선 경영 관점의 내용부터 대부분 확인하게 됩니다.

[경영]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거나 잘 팔리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든 제품
_네이버 사전


모방 자체를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으며 긍정의 요소 또한 분명 존재합니다. 실제로 시장의 우수 사례를 빠르게 살펴보고 모방하는 전략을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 전략이나 패스트 세컨드(Fast Second) 등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스트 팔로우 전략을 바탕으로 우리가 아는 많은 기업이 큰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카피캣은 복사를 뜻하는 카피와 고양이가 결합된 형태인데 어린 고양이가 어미를 관찰하여 사냥 기술을 흉내 내는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주장과 부정적 인물을 고양이로 지칭하던 유럽의 과거 의미에서 반영되었다는 주장 등 여러 설이 있습니다. 어쨌든 카피캣 자체를 모방 범죄 등과 연결해 부정적인 의미에 가깝게 자주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카피캣이라는 용어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많은 대중에 알려진 주요 사건으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패드2 신제품 발표가 유명합니다. 2012년 아이패드2를 소개하며 삼성전자와 구글 등의 회사가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어 가는 애플의 제품을 그대로 베끼고 있음을 언급하며 '카피캣'으로 지칭해 비난하였습니다. 이렇게 카피캣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주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편입니다.


불필요한 카피캣을 만드는 습관,
동종 업계 사례 그대로 흉내내기


우리가 주요 선도 사례를 살펴보며 연구하는 활동을 이야기할 때 프리 커서(Pre-Cursor), 레퍼런스(Reference) 등의 용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카피캣은 부정의 의미를 더 크게 가집니다.

콘텐츠 작업 중 '오마주'라는 표현으로 재창조한 모방을 이야기할 때와 '표절'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대로 도용했다고 의미할 때가 있습니다. 둘은 전혀 다른 뉘앙스를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와 유사합니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대하며 카피캣은 일단 피해야 하는 활동으로 고려됩니다.


그렇다면 카피캣을 피하기 위해 일단 어떤 행동부터 피해야 할까요? 당연하지만 바로 눈에 띄는 동일 산업의 사례를 그대로 겉모습 위주의 흉내내기는 안 됩니다. 이런 모습은 시간과 인력 등의 자원을 최소화하면서도 손쉽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싶은 초조함에서 시작할 때가 흔하게 보입니다.


물론 과거에 모방 중심의 개선 활동으로 더 나은 고객 가치를 만들었던 사례를 언급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부분도 있었지만 그때와 전혀 다른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제조 중심의 시장에서 카피캣 활동은 기술력을 비롯한 역량 확보가 까다로우며 물리적 산출물을 반복해 만들며 흉내 내는 과정의 비용 부담 등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반면 모바일 중심의 산업에서는 디지털 형태의 산출물 특성상 실패 과정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기술 역량 또한 평준화되거나 쉽게 모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례 연구의 행동이 그대로 베끼는 모습이 되기 쉽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중심의 시장에서 주도권을 지닌 기업이 새로운 모바일 중심의 시장에 대응하려 할 때 시장에 주목받는 서비스를 그대로 복사 하 듯 만드는 일을 접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오프라인 지점 중심의 은행이 모바일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며 인터넷 전문 은행의 서비스를 모방 하 듯 따라 하는 경우가 그러한 예입니다. 이런 경우 표절에 가깝게 복제 하 듯 흉내 내는 활동처럼 보일 때도 많습니다.


흉내내기로 접근한 카피캣 활동은 비즈니스 및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여 어색한 옷을 입은 듯한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큰 비난을 받거나 특허 침해 등의 이슈와 연결될 수도 있어 더 큰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종 산업의 우수 사례를 학습하고 연구하는 것이 아닌 흉내내기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은 일단 반드시 피해야 할 행동입니다.


카피캣을 현명하게 다루는 방법,
다양한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한 최근 시장 상황을 새로운 창작 만으로 대응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업무적 요구를 떠나 어떤 행동을 통해 카피캣의 덫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먼저 기본은 겉모습을 흉내 내는 활동을 벗어나기 위해 성공 사례의 본질은 무엇인지 의식적으로 파악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흔히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진행할 때면 많은 경우 보이는 부분 위주로 접근합니다. 겉모습을 흉내 내면 본질을 떠나 언뜻 비슷해 보여 당장 보기 그럴듯한 결과를 빠른 시간에 뽑아낼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 인기 앱이 등장하면 비슷한 레이아웃과 메뉴 구조를 따라가는 모습은 익숙합니다. 또 현장 경험이 짧은 UX 디자이너들이 다른 서비스를 살펴볼 때 중요한 요소는 무엇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레이아웃과 인터랙션이라는 답변이 제일 먼저 나왔는데 그 이유 역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변화를 원한다면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닙니다. 그 속에 숨은 '왜'의 답은 무엇인지 그리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지의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한 걸음 더 실무 접근으로 나아가려면 자신의 산업이라는 시선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평소 자신이 종사하는 산업 카테고리 바깥을 보려는 노력이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바쁜 업무 활동과 주위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런 모습이 이상하거나 어색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부분은 살펴봐야 할 넓은 범위만큼 급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반영하려면 꾸준한 관심으로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는 과거 물리적 제품 중심의 오프라인 산업과 달리 서비스 경계가 약하므로 기존과 비교해 다른 산업의 특성을 어렵지 않게 반영 가능하므로 산업 간 경계가 종종 갑자기 허물어집니다. A 산업 카테고리의 디지털 서비스 특징을 B 산업 카테고리에 반영하는 것이 오프라인 산업에 비해 쉽다는 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외부 산업이 가진 디지털 서비스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근본적 대응 또한 주변 산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이해입니다.


특히 동종 산업 바깥에서 접근할 경우, 동종 업계 카피의 덫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은 실무 활동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여러 산업에 존재하는 유용한 사례의 본질을 파악하고 각자가 속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방향으로 제품/서비스에 적절히 반영하여 흉내 이상의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본질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표면적 복사라는 제약과 부정적 카피캣의 덫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산업의 성공 사례에 대한 본질을 파악해 변화를 만든 다양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중 뷰티 서비스 '화해'의 리뷰 기능 역시 하나입니다. '화해'가 출시되던 시점에 다른 뷰티 서비스와 그다지 차이가 없어 경쟁력을 높이려 리뷰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분석한 서비스는 당시 뷰티 카테고리의 다른 경쟁 서비스가 아닙니다. '화해'가 깊이 분석한 서비스는 바로 해외여행 리뷰 앱 '트립어드바이저'와 직장 리뷰 앱 '글래스도어'였다고 합니다. 화해의 이웅 대표가 당시 접근 방법과 진행 결과에 대하여 플래텀('우리의 가정은 모두 틀렸다... 화해의 3가지 리텐션 전략')과 인터뷰를 하며 다음과 같이 소개한 바 있습니다.


"뷰티앱을 넘어서 유명 리뷰 앱이라면 모두 다 분석했다. 현재 화해의 리뷰어는 화장품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기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글래스도어'에서 따온 것이다. 리뷰를 작성해야만 타 사용자의 리뷰를 볼 수 있는 give and get 제도도 참고했다. 균형 있는 리뷰가 많아야 신뢰도도 높아지고 기업이 광고성 글을 올리는 것도 줄일 수 있을 거라 판단했고, 도입 3개월 이후 리텐션율이 두 배 넘게 뛰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장점과 단점을 골고루 볼 수 있는 화해 리뷰는 AI 기반 리뷰 토픽에서도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모두 제공한다. 출처 - http://blog.hwahae.co.kr/


그리고 서비스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 측면에서도 다양한 산업의 이해를 높이고 접근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해외는 물론 '21년 국내에서도 마이데이터 산업이 출범하면서 정보 주체인 개인이 데이터 활용 권한을 가지게 된 것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 기반이 될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만들어진 여러 데이터를 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하는 경우가 계속 소개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 '렌도(Lenddo)'는 데이터 조합이 만들 변화의 힌트를 살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기존의 신용 평가는 재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대출 규모, 연체율 등 금융 직접 정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렌도'는 기존 금융사가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다양한 비재무적 데이터를 조합하여 고객의 금융 신용도를 평가하는 알고리즘을 제공합니다. 다시 말해 SNS 활동, 통화량, 모바일 쇼핑 정보, 자주 사용하는 단어, 마우스 클릭 정보 등 다양한 영역의 수백억 개의 데이터를 머신 러닝 기반으로 분석하는 대안 신용 평가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을 통해 렌도는 과거 금융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했던 기존 신용 평가와 달리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기반으로 평판 중심의 인물 평가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렌도의 아그니호트리 CTO 역시 금융 업계가 아닌 MIT에서 공부한 신경과학자라는 점입니다. 익숙한 금융 산업 방식으로 점수를 만들지 않고 고객의 행동 양식을 바탕으로 성실함, 꾸준함, 주위 평판 등을 바탕으로 '좋은 사람'을 점수화해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고객에 집중하는 새로운 접근이 가능한 이유일 겁니다.

https://youtu.be/ESef6sVHXXg

How to Turn Alternative Data into Predictive Signal. 출처 - https://youtu.be/ESef6sVHXXg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카카오 뱅크는 기존 신용 평가 데이터에 카카오톡과 쇼핑 등 카카오 서비스 기반 활동 내역을 반영한 카카오 스코어를, K뱅크는 통신 이력이나 가맹점 데이터를 추가한 개인 신용 평가 시스템을 구현하였습니다.



카피캣 진행의 전략적 접근
Reference, Risk, Resource

카피캣은 자칫 내외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전략 측면으로 접근할 때는 명확한 진행 방향을 가지고 수행해야 합니다. 기업이 카피캣 전략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 '카피캣 디자인 전략과 소비자 인식 연구'(원호연/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연구 9권 3호, 2015년)에서는 3R로 전략의 목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카피캣 전략의 목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Reference : 시장 검증된 성공 사례 참고(Reference)
레퍼런스 중심의 카피캣 전략은 다양한 고객 니즈와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경쟁력 있는 성공 사례를 모방하여 해당 선도 기업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에 진입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만드는데 집중합니다. 따라서 실행 속도를 바탕으로 수행해 선도 기업이 가질 혜택을 함께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Risk : 개발 활동의 리스크(Risk) 최소화
안정적인 성공 사례를 모방하여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하는 접근 전략입니다. 선도 기업은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알 수 없는 위험 속에 도전을 하지만 카피캣 전략은 시장 성공이 검증된 후 안정적으로 접근하므로 인력, 시간, 비용 등을 최소로 줄이는데 집중합니다.

Resource : 개발 리소스(Resource) 축소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려면 시간, 비용, 인력 등 여러 리소스를 투입해야 합니다. 혁신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불확실성 속에서 여러 리소스를 투입하며 노력하지만, 카피캣 기업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검증된 활동 중심으로 기업 활동을 수행해 필요한 리소스를 줄이고 효율성을 강화하게 됩니다.


카피캣 전략의 수행이 기업에서 꾸준히 진행되는 것은 이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여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름 그대로 복사 하 듯 겉모습만 흉내만 내는 것 이상으로 숨어있는 원리를 찾아서 반영하는 것은 좀 더 발전된 모습을 갖출 수도 있습니다.



카피캣 전략은 모방 활동에 기반하고 있어 단순 복제에 따른 특허 침해나 동일 산업 내 경쟁자 간 충돌 등의 여러 이슈를 자주 발생시킵니다. 그럼에도 카피캣 전략이 진행되는 현실적 이유는 제한된 자원으로 효율적 시장 대응을 필요로 하는 경우, 선도 기업의 핵심 역량을 카피하여 빠른 시장 성장을 원할 경우, 타 사례를 염두에 둔 의사 결정단의 지시를 반영하는 경우 등 다양합니다. 특히 후발 기업이라면 시장 경쟁력을 단기간 내 높이는 효율적 지름길로 분명 유용한 면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흉내내기나 도용으로 카피캣 전략을 진행해서는 안 되며 앞으로 필요한 역량 확보와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 가능한 접근은 무엇일지 판단하여 수행해야겠습니다.


+ 브런치 속 글과 이미지의 권리는 저자에게 있습니다.


추신. 저자가 기대하는 모습은 역시 책을 정성껏 읽어주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책을 구매해 소장해 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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