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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ing Lab Oct 25. 2018

캐릭터 창조

4. 완벽한 캐릭터화를 위한 연습

 필자는 캐릭터화를 “옷을 입는다”라고 표현한다. 무형의 역할을 유형의 역할로 창조하는 과정을 옷을 재단하여 옷을 입는 과정을 통해 완벽히 옷을 입은 모습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옷을 재단하는 기술이 아직 부족한 배우들에게는 기존에 있는 옷을 입는 것부터 실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지금부터 옷을 입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훈련을 한 가지 제시하려 한다.




실제 트레이닝복과 딱 맞는 정장을 각 각 입어보자. 그리고 각 각의 옷을 입고 간단한 행동부터 수행해보자. 서있기, 앉기, 걷기, 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식사를 해보자.


어떠한가? 

각 각의 옷을 입고 간단한 행동들을 했을 때, 같은 느낌이었나? 

아니면 다른 느낌이었나?

같았다면, 어떤 부분들이 같았나? 

달랐다면, 어떤 면들이 달랐고, 그 다른 점들이 어떻게 본인에게 어떻게 작용이 되었나? 


 이 훈련 과정들이 본인들에게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행동들이라서 가볍게 여기거나 무심코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이 훈련의 본질을 위해서는 본인들이 이 훈련과정 동안 감각적으로 조금 더 예민해질 필요가 있고, 세심하게 이 질문들에 답할 필요가 있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서있거나, 앉거나, 걷거나, 뛰거나, 그리고 식사를 할 때는 가장 편안한 상태로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정장을 입었을 때는 옷의 형태대로 서있거나, 앉거나, 걷거나, 뛰거나, 그리고 식사를 해야 했을 것이고, 움직이는 데 있어 분명 트레이닝복보다는 조금 불편했을 것이다. 두 옷을 각 각 입고 서기, 앉기, 걷기, 뛰기, 식사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인들의 행동에 분명한 차이가 발생되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옷에 따라 본인들의 내면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정장을 입었을 때, 격식을 차리려 하거나 품위를 지키려 하거나 평소 옷차림과 다른 형태의 태도를 시도하려는 모습들은 옷의 영향으로 본인들의 내면이 점차 변화되고 있음을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옷은 겉으로 보여지는 외형적 모습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적 모습까지 완벽히 재단되어야 한다. 재단이 견고하고 세밀할수록 옷의 형태가 더 뚜렷해지고 옷의 맵시가 더 살게 되며, 배우는 이 옷을 입기가 더 수월해진다. 


 옷이 재단되었다고 해서, 캐릭터화 과정이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연기를 막 시작한 배우들이 흔히 캐릭터 분석표 작성에만 집중하고 캐릭터화 작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것은 옷을 재단만 하고 입지 않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캐릭터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평소 우리가 새 신발을 신었을 때, 처음부터 편안한 신발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어색하고 불편함을 느낀다. 때론 새 신발이 자신의 발에 통증이나 상처가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새 신발을 자주 신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발이 새 신발에 익숙해지고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캐릭터화 과정도 본인과 비슷한 면이 많은 역할이 있는 반면, 다른 면이 많은 역할도 있다. 사실 대부분이 본인과 다른 면이 많은 역할일 것이다. 배우는 그것과 상관없이 역할의 옷을 자주 입어야 하고, 그 옷에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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