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자 치는 snoopy Feb 27. 2023

배철수의 음악캠프 찐 애청자 인증


CD 정리를 하다가 재미난 걸 발견. 카세트테이프에 한창 라디오를 녹음하던 시대를 지나 오디오 공 CD(CD-R)에 녹음했던 배철수의 음악캠프 방송 CD를 찾았다. 때는 바야흐로 2004년 9월 25일, 추석 특집 <연주곡 베스트 100> 방송 첫날이었다. 무려 20년 전에 녹음한 건데 음질은 왜 이렇게 빵빵-생생하게 좋은 거야. 정말 희한하다니까. 배캠으로 듣는 음악은 다른 방송 음악과 진짜 다르다니까!





저녁 준비를 하며 튜너를 켰다. 2023년 오늘 자 <배철수의 음악캠프> 방송을 라이브로 들었다. 오늘의 배철수 형님 목소리를 듣고 빵 터져버렸다. 뭐야, 이거. 아까 낮에 들은 그 목소리랑 다르잖아!?? 너무 재미나서 배캠에 사연을 보냈다.

채소를 물에 씻고 있는데, 형님 목소리로 내 사연을 소개해 주시는 게 아닌가! 와하하하하핫~ 배철수 형님 왈 :




"목소린 그렇다 치고 마음과 태도가 영 꺼림직한데... 아니, 그리고 어떻게 변했다고 얘길 적어주셔야지 자기 혼자 듣고 자기 혼자 빵 터지고 뭡니까, 이게... 아, 이상하시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 터져서 다시 사연을 보냈다. 2004년 방송 당시 목소리를 동영상으로 찍은 첨부 파일과 함께. 그랬더니...광고 끝난 후에 다시 내 사연을 읽어주시는 게 아닌가! 앜크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까 사연 보내신 분 다시 보내셨네. 2004년 방송 들으셨다는 분. 그때 형님 목소리는 젊고, 풋풋하고, 딱딱했습니다. 저는 배캠 30년 애청자 전영석입니다. 아 뭐 거의 20년 가까이 됐으니까 젊을 수밖에 없죠. 근데 풋풋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때도? 20년 전이라고 해봐야 40대 때인데 뭘 그렇게 풋풋했겠어요. 아니, 가만있어 봐. 2004년이죠? 2004년이면 40대가 아니구나. 미안해요 ㅎㅎ 더 풋풋하지가 않았네. 50대에 막 들어섰는데 뭐가 풋풋하겠어요. 딱딱했습니다, 이거 인정! 딱딱은 인정입니다. 아... 왜 딱딱했을까? 저는 복숭아도 딱딱한 거 싫어하거든요."

'딱딱은 인정한다'는 쿨함에 한 번, '복숭아도 딱딱한 거 싫어한다'는 그 말의 센스에 또 한 번 빵 터짐. ㅋㅋㅋㅋ 그런데 진짜 2004년 당시 배철수 형님 방송 목소리는 지금과 많이 다릅니다. 뭐랄까요, 조금 여유가 없고 사무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잘 웃지도 않으셨고요. 더 강하고 푸릇푸릇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저는 왠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형님 목소리가 좋습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함께 나이 먹어가는 제 삶도 그렇고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변하나 봐요. 목소리도, 얼굴도, 마음도, 태도도. 그래도 이전보다 더 멋지게 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도 멋졌지만, 지금이 백만 배 더 멋지십니다! 앞으로는 또 얼마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실지 궁금합니다. 오래도록 배캠과 함께 나이 먹어 갈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쭈우욱~ !! 배캠 만세! :))

-

딱딱이 복숭아 같은 배철수 형님 2004년 방송 목소리

인증 동영상 ㅋㅋㅋㅋㅋ




#배철수의음악캠프 #2004년추석특집방송 #목소리 #변해가네



작가의 이전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