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Oct 23. 2021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머지 절반, 무의식

08. 무의실의 실체 

■ 인간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내가 첫 직장에서 만났던 첫 팀장은 대형 광고기획사의 기획자 출신으로 나름 그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셨던 분이었다.


신입사원 시절 내가 본 그 팀장님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연구에서 유의미한 통찰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는 기획가였고, 그 전략들은 항상은 아니었지만 시장에 꽤 잘 먹혀들었다.  


일견 먹고사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아 보였던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연구주제(지각, 인지, 정서, 동기 등)들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유용하게 적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 당시 얕은 수준에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모든 일의 근본이구나!'


어찌 보면 고대 철학으로부터 현대의 첨단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과 존재를 향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들은, 결국 이 세상과 인간을 더 잘 이해해서 더 잘 살기 위한 공통된 노력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현대에 이르러 과학자와 천문학자들은 그 무구한 여정의 끝에서 인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발견 자체가 위대한 과학적 업적이다'


아시다시피 현재의 우주는 약 4%의 원자와 약 23%의 암흑물질(dark matter), 그리고 약 73%의 암흑에너지(dark energy)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즉 우리에게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깊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어두운 우주가 96%이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물질과 생명 그리고 무수한 별과 은하를 다 합친다고 해도 고작 전체 우주의 4%밖에 안 되는 원자뿐이다.  


결국 첨단과학의 궁극적 발견은 이 세상엔 인간이 해결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인간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우주에 있는 암흑에너지처럼, 우리 인간에게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깊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놀라운 어떤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거나 짐작해본 적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드러나지 않은 인간에 대한 신비들이야 무수히 많겠지만, 우리들의 일반적인 관심 주제 중 하나는 바로 '무의식'에 대한 것일 것이다.   


그리고 휴먼 디자인의 놀라움 중 하나는 바로,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의식'에 대한 정보를 인류 최초로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이 무의식 정보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의 나머지 절반, 무의식



휴먼 디자인 바디 그래프(bodygraph) 에는 '의식'과 '무의식'의 정보가 양쪽에 나란히 놓여있다.  의식적으로 접근 가능한 13개의 성격체 의식(personality consciousness,  바디그래프 우측에 위치, 검은색)과 의식적으로 접근은 불가하지만 사실상 우리의 운송수단(vehicle)을 책임지고 있는 13개의 디자인 의식(design consciousness, 바디그래프 좌측에 위치, 빨간색)이다. 


즉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이원적 의식(binary consciousness)을 가진 존재라는 말이다.  


각각의 고유한 가치를 지닌 의식과 무의식 정보는 서로 다른 에너지 특성과 별개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이  이원적 의식(binary consciousness)이 몸 안에서 합쳐져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도약하게 된다. 이는  인간의 역동성(dynamic)이다.


'의식'은 인간이 의식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우리에게 편하게 느껴지는 영역이다. 그러나 '무의식'은 의식적으로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는 영역이라 매우 불편하게 느껴지는 영역이다.  무의식은'나'라는 인간을 구성하는 26개 정보 중에 무려 50%의 비중을 차지하며 물리적인 몸으로 명백히 존재하는 실체다.  


즉 무의식은 알지 못하는 나의 나머지 절반이지만  분명 거기에 있는 실체인 것이다.


■ 우리 몸에 유전적으로  각인된 무의식의 실체


특별히 휴먼 디자인 바디그래프 좌측에서 볼 수 있는 '무의식' 정보는 심리적 수준의 접근이 아닌, 우리의 몸 차원에서 각인된 '유전자' 수준의 메커니즘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휴먼 디자인 바디 그래프에 있는 64개의 관문은 우리 몸에 있는 유전적 수준의 정보(64 코돈)를 시각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바디 그래프를 보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 64개의 나열이 아닌, 내 몸에 각인된 유전자가 순전히 기계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해독해 놓은 '유전적 코드'를 읽고 있다는 뜻이다.  


즉 바디 그래프에서 보는 무의식 정보는 우리 몸에 있는 유전자 코드다.    


■ 우리가 알든 모르든 그것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존재를 구성하는 '의식'의 영역 외에 나머지 반절인 '무의식'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기존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접근했던 대부분의 노력들이 '성격체 의식(personality)'을 기반으로 한 '의식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그것의 구조 자체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보게 된다.


기존에 인간을 이해했던 방식에 내재된 구조적 한계를 감안할 때, 휴먼 디자인을 통해 보게 되는 무의식은 알면 알수록 더욱 놀랍다.


첫째, 인간이라는 존재 내에 지적 능력으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게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둘째, 거기에 더해 무의식으로 각인된 '유전정보'라는 실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고, 셋째,  무의식으로 각인된 유전정보를 보면서, 나는 그런 존재라고 의식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마치 내가 결코 아닌 것 같은 나의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감춰진 본성을 비로소 '의식'할 수 있기 때문에 놀랍고, 마지막으로, 의식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반쪽짜리 인간의 모습이 아닌, 비로소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른 나라는 인간의 '전체적' 모습을 바라보는 이 생소하고 당황스러운 느낌이 또한 놀랍다.


우리 안에 '감춰진' 본성을 말하고 있으려니, 도대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게 더 알쏭달쏭 해지고 더 복잡해진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우리가 알든 모르든 그것은 '무의식'이라는 교묘한 이름으로 분명히 거기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를 설계한 '유전자' 지도, 그 곳에 말이다.   

이전 07화 죽음에도 메커니즘이 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