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말을 바꾸는 것일까?
점심시간,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전화받는 소리가 들린다.
“사장님은 외부 미팅 중이고요, 저는 점심 먹으러 밖에 나와 있어서요…….”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며 동료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전화받을 때는 무조건 녹음을 해야 한다니까. 나중에 딴소리를 못하게.”
"S폰은 통화 중 녹음 기능이 있는데, 내가 쓰는 A폰은 통화 중 녹음 기능이 없으니 꼭 확인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니까."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그녀는 고수다.
직장생활 몇 년 정도 지나면 누구나 거래처에서 뒤통수 맞는 일이 한두 번 씩은 있다. 처음에 분명히 만원에 사가겠다고 말했는데, 며칠 있다가 내가 언제 만원이라고 했냐고, 구천 원이 었다고 말을 바꾼다. 큰 목소리로 우기기라도 하면 내가 정말 잘 못 들었는지 헷갈리기도 하다.
이런 뒤통수를 몇 번 맞고 곤경에 처해보면, 그녀처럼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다.
"제가 지금 외부에 있어서 잘 못 들었는데, 1000박스 만원에 주문하신 거죠? "라고 확인 메시지 보내는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
녹음 버튼 한번, 확인 메시지 한 번이 위기에서 나를 구해줄 무기가 된다. 사실 내가 이렇게 무기를 들고 있으면 상대방이 우기지도 않는다.
어느 날, 나는 왜 자꾸 그들이 말을 바꾸고 우기는 지에 대해 진지 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손해 보기 싫으니까", "목소리 큰 목소리로 우기는 사람이 이긴 다고 생각하니까"라고 혼자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물론 말 바꾸는 사람은 거래처만 있는 것은 아니다.
J는 졸업도 하기 전에 한 회사에 입사했다고 한다. 사장과의 최종 면접 때는 분명히 여름휴가 3일, 겨울 휴가 3일 있다고 들었는데, 입사하고 나서는 만나는 상사마다 “겨울 휴가가 어디 있니?” 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더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이 억울함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나에게 질문했다.
다음 편에 계속....